아하~ 상전벽해가 따로 없구나!
그저께 나가서 펜치만 갖고서는 흔들리는 핸들을 잡을 수 없다는 걸 알고서 어제는 규모가 더 큰(입이 더 큰) 바이스플라이와 파이프렌치를 모두 가지고 나갔습니다.
그리고 멀리 나가기 전에 집 근처에서 자전거 세워놓고 미리 요모조모를 살폈더니 파이프렌치로 물고서 조이니까 핸들이 꽉 조여지더라고요.
그거 조이고 나니까 고물 자전거지만 더는 손볼 곳이 없는 거 같아 한결 개운한 맘으로 출발했었지요.
시간이 남기에 예전부터 맘먹었던 거기로 먼저 가보기로 했답니다.
91년도에 이사 와서 97년도까지 살았던 옛집이 먼저 보고 싶었습니다.
그로부터 2,000년도까지도 그 집에서 나와 그 근방에서 살았는데 묘하게도 그 집의 위치는 전혀 떠오르지 않네요.
그전 집에서 이사 나오기 직전에 제가 큰 사고를 당한 탓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슴푸레 떠올랐지만, 비교적 쉽게 예전에 살았던 집을 찾았습니다.
이 집에서 오니 너무도 반가웠지만, 현관문 너머 저쪽에서
담소 나누는 분들께는 역부로 아는 체하지 않았답니다.
괜히 오해살 수도 있잖아요.
집 옆으로 슈퍼 이름도 그대로 있더군요.
반가운 맘에 얼른 들어갔는데 주인장이 이야기했는데도 절 몰라보데요.
하는 수 없이 빵 하나 우유 하나 사 들고 그냥 나왔지요.
이때부터 어디로 갈지 망설이며 여기저길 쏘다니다가
결국 길을 잃고 말았습니다.
요리도 달려가 보고 조리도 달려가 봤는데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는 겁니다.
한참이나 찾아 헤맸었지요.
그러는 동안 예전에 알았던 구역(건물, 공장)도 몇 개나 스쳤는데
이건 완전히 하늘 땅이 뒤바뀌었네요.
요런 걸 보고서 상전벽해라고 말했었나 보더라고요.
한참을 헤맨 끝에 마침 지나는 어느 노인네 분을 만나 하남공단 쪽으로
가는 길을 물었었지요.
그 고마운 분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그 길로 쭉 가보라더군요.
그 덕에 한참을 헤맸었지만, 그래도 결국은 친구가 운영하는 가게에 들어왔답니다.
친구는 없고 저의 하느님(친구 마누라)만이 가게를 지키고 계시더군요.
그분이 잠깐만 지켜달라며 내부로 들어간 사이 저는 아까 옛집 마을
슈퍼에서 사온 빵과 우유를 꺼냈습니다.
제 주둥이가 또 틀어져서 컵이 없이 우유를 못 마시거든요.
빵 우유 다 해치우기 직전에 그분이 들어오셨습니다.
참 예쁜 그분에게 가겠다고 인사하고 그 길로 나왔답니다.
오늘은 많이 늦었는데 갈까 말까 망설여지네요.
왜냐면 며칠 치 글을 한번에 계속하여 올리려니까 이렇게 시간을 많이 허비했거든요.
오늘은 어쩌면 친구가 있을지도 모르니 가보고도 싶습니다.
또 하나는 저의 하느님이 계시더라도 주눅이 들지 말고 적응하는 연습도
해봐야 할 성 부리고 말입니다.
하느님은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고 끝까지 함께 가야 할 절대적 가치잖아요.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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