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척 오래간만에 가족여행이 있었다.
대략 열흘쯤 전이었을까?
그날 여동생으로부터 전화가 있었다.
'엄마가 더는 놀러 다니지 못할 거 같은데, 이번에 같이 다녀온 게 어떨까요?'
'그래 그럼 자네가 일정 잡아서 연락해 주게나!'
어머니 연세가 여든아홉인데 시골에서 그 연배의 알만한 생존자가 거의 없는 편이 됐다.
우리 가족(어머니˙나˙큰동생˙여동생 내외˙막내) 중 막내는 지역 주민을 위한 봉사자로 일하고 있었기에 참여할 수 없었고 여동생은 마침 휴가 기간인데 발목을 다쳐서 깁스한 상태라 짬이 났단다.
매제는 결근해서 빠졌고 우리 집 둘째는 가게 문을 닫고서 생계형 노동을 잠시 접기로 했단다.
그렇게 다섯이 승용차에 올라 우리 지역(전라남도) 바닷가 중 한 곳인 보성(율포해수욕장 근처)으로 떠났다.
그곳 바닷가의 어느 펜션에 들렀는데 그 자리서는 음식 조리가 불가능하단다.
그래서 수박이나 참외 등으로 간식을 해결했지만, 주요한 식사는 근처에서 식사가 가능한 식당을 찾아가서 해결했었다.
펜션에서는 바다 건너편으로 고흥이 보인다고 했는데 나는 눈이 나빠서 그런지 도저히 감이 안 잡힌다.
여동생의 시가-매제의 본가가 '소록도' 대교를 지나 '거금도'에 있었는데 그 자리서 그곳 소록도와 함께 연결된 대교 그리고 거금도도 보인다고 하더군!
내가 못 믿는 투로 자꾸 의심했는데 매제가 어느 순간에 소록도와 소록대교가 훤히 보이는 사진을 내보인다.
그게 어디서 났냐고 했더니 그 흐린 중에도 조금이라도 맑은 상태가 됐을 때 휴대전화기 카메라의 줌으로 당겨서 찍었다나 뭐라나?
나는 늘 집에 틀어박혀서 컴퓨터에서 노닥거리는 게 일상이었는데 두 밤(2박3일)이나 그곳에서 지내려니까 정말이지 좀이 쑤시더라!
거기서는 궁금한 게 여름날의 소나기 떨어지듯 수도 없이 많았는데 막상 집으로 들어오니까 그렇게도 많았던 그 궁금증이 샤워할 때 거울에 낀 성에가 쏘아대는 샤워기 물줄기에 삭이는 거처럼 감쪽같이 사라져 버렸다.
거기서 준비한 것 다 소진하고서 마침내 광주에 발을 딛었다.
하던 일이 있어 함께 못 갔던 막내 불러내고는 마침내 우리 가족 온 전체가 되어 한 끼를 나누게 됐다.
그런 다음 머지않아서 우리 집 근처에 모두 들렀다가 마침내 여동생은 매제와 함께 우리와 작별하게 됐고 피곤하다며 집안에까지 들어온 손아래 동생도 붙인 눈 뜨고 나면 녀석의 삶터로 떠나갈 테지.
나는 걸쳤던 옷차림 평상시대로 바꾸고서 자전거펌프를 들고서 아래로 내려갔었다.
가족 야유회 떠나기 전날 쓰던 '음식물 쓰레기통'에 금이 갔기에 새로 장만하려 했었다.
대략 10~20분 거리에 '해피1000'이거나 '다이소'가 있는데 그곳에 가면 그것(음식물 쓰레기통) 용도로 쓸만한 용구(플라스틱 양동이)를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먼저는 '해피1000'으로 달려갔거든.
거기 가서 가만히 생각해 보니 '이런 기회에 고유가 피해 지원금 카드 써먹어야지!' 그렇게 생각했는데 하필이면 그 카드를 집안의 컴퓨터 책상에 올려놓고 와버렸거든.
다시 자전거를 역으로 집을 향해서 죽으라고 달렸었지.
그걸 지갑 한 쪽 카드 슬롯에 그것 카드(교통카드)를 꽂고는 다시 죽으라고 달려서 '해피1000'에 들렀는데 셔터만 올랐지 막상 문은 잠겼더구먼!
몇 번을 두드리다가 포기하고서 돌아왔어.
돌아오면서 다른 쪽으로 그 정도 거리에 있는 '다이소'를 찾을까도 생각했는데 처음부터 그 생각이 아녔기에 일단은 집에 들러서 다이소 홈피에서 그런 물건(플라스틱 양동이) 있는지도 확인해야 했고 그 가격대도 알아본 뒤 그다음을 잇고자 자전거 거치대에 자전거 세우고서 아파트로 들어왔거든.
그런 마음으로 집으로 들어왔지만, 막상 들어오니까 다시 나설 맘은 뜨고 말더라.
그래도 대신 그 가격대는 확인했었지.
그때는 거기서 그쳤기에 이번 기회에 내가 펌프 들고 내려가서 자전거 끌고서 해피1000을 다시 찾았던 거지.
그만그만한 양동이로 하나가 아니고 둘-3,500원, 4,500원을 샀는데 자전거의 시장바구니에 요놈들이 그 뚜껑과 함께 곱상하게 들어가지 않더구먼!
내가 두 개 사려는 생각이 애초에 없었기에 '짐받이 고정끈' 생각은 애초에 없었거든.
그래서 양동이 둘과 그 뚜껑 둘을 시장바구니에 강제로 쑤셔 넣었지.
거기다가 그 좁은 공간에 자전거 바람 넣는 펌프까지 꽂으려니까 그야말로 잔뜩에 잔뜩 채워지더라!
흔들리지 않게 - 떨어지지 않게 - 부실한 내 몸이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게끔 자전거 몰고 온다는 건 그 옛날 운전면허 1종 실기 봤을 때보다 훨씬 더 긴장되더라!
이것은 '담력'을 바라는 게임이 아녔어!
이것은 '용기'를 구하는 신호도 아녔어!
그래 이건 하나라도 빠뜨리지 않고 끝까지 데리고 가야 하는 '책임'이었던 거야.
책임!
.
.
.
책임!
내가 정말 이번에 어머니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이라도 지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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