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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가 별거겠느냐? 장작 패듯이 내려찍으면 그만 아니겠어?

 

지난주 초 월요일, 그러니까 석가탄신일로 쉬는 날이었지요.

그날 손아래 동생이 놀러 왔는데 어디 좋은데 있다면서 제 손을 이끄는 겁니다.

가보면 알겠지만 거기가 천원인가 얼만가를 내고 해 볼 수 있는 골프장이라네요.

그 정도라면 거의 무료나 마찬가지 아니겠느냐고 운도 떼 가면서 데리고 갔었지요.

멀지도 않고 우리 마을에 그것이 있다네요.

보지 않았으니까 그 속내야 어쩐지 모르겠지만, 대번에 호기심이 당겼습니다.

저처럼 몸이 불편한 사람도 할 수 있을 정도라지요, 예전에 텔레비전에서 이경규 씨가 진행했든가 했던 골프 강습이란 것도 조금 봐 두었고 했으니 대번에 따라나섰답니다.

내심 '그까짓 골프가 별거 있겠어? 내가 촌에서 장장 하루 이틀 패봤나! 으흠!!!'

날렵한 골프채를 들고서 휙 돌려칠 것을 생각하니 마냥 기분이 들떠 있었답니다.

아파트 근처라더니 제가 자전거로 마을을 멀리서 돌 때나 봤음 직한 거리보다 몇백 미터는 더 지나더니 다소 한적해 보이는 강가(영산강 개천)에 차를 세웁니다.

녀석이 가리키는 골프장이란 곳을 향해 걸으면서 뭔가에 속은 것 같은 씁쓸함이 확 끼얹어지네요.

쉬는 날이라 그런지 하우스 집처럼 생긴 사무실 머리맡엔 '광주광역시 생활체육회'라고만 쓰였지 안에는 누구도 근무한 사람이 없는 거 같았습니다.

대신 논두렁 두어 배미 붙여놓은 것만 한 크기(얼추 다섯 마지기도 안 될 성 부립니다.)의 골프장엔 몇몇 분들이 나와서 흐느적흐느적 그 거 골프라는 것을 하고 있습니다.

눈뜨고는 도저히 못 봐 주겠네요.

제가 상상했던 골프채하고는 도저히 어울리지 않습니다.

짜리 몽땅 해 갔고 그것이 제가 보기엔 지겟작대기보다도 못합니다.

그래도 데려간 동생한테 실망한 모습 보여주기 싫어서 그거 아홉 홀 쭉 돌고 나면 운동이 될 것 같다느니 어쩌니 하면서 누군가에게 빌린 채를 갖고서 두어 번 쳐보기도 했답니다.

그런 불편한 맘으로 머무는 중에 획기적으로 기분을 업해주는 풍경을 발견했지요.

거기도 명색이 거기가 골프장이라고 성수기에는 벙커(구덩이)라는 곳에 물을 채우나 봅니다.

그때가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벙커처럼 생긴 곳에는 바닥이 살짝 질퍽거렸고요, 이름 모를 풀꽃이 예쁘게 피었습니다.

대번에 관심이 그쪽으로 확 순간이동 해 버렸습니다.

좋지도 않은 휴대폰으로 여기서도 몇 장을 박았답니다.

그리고 시내 어느 동호회(클럽)에서 왔는지 상당한 쪽수가 몰려와 시합하는 모양에 하릴없이 왔다갔다하는 제 꼴이 거치적거릴 것 같아 그 길로 동생이랑 같이 빠져나왔답니다.

 

 

 

 

 

 

'나는 역시 내 운동에는 자전거가 최고야!'

Posted by 중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