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통조림 같은 것
명동백작은 술자리에서 ‘사랑은 통조림 같은 것’
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사랑에도 통조림처럼
유통기한이 있고, 주의 사항이 있고, 가격표가 붙어 있다.
지갑을 열어 자신의 구매력을 살펴본 다음 가격표를
확인하고, 주의사항을 지키면서, 유통기한 내에
사랑하면 된다. 그러면 모든 것이 순조롭다.
어쩌면 이 도시에서 사랑은 통조림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돈과 깡통따개와 유통기한을 확인할 작은 관심만 있으면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고, 비슷비슷하며,
또 안전하고 맛있는 사랑을 할 수 있으니까.
- 김언수 <캐비닛> -
누군가는 그것을 사랑이라고 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편리함, 적은 부담감, 이익만 생각하면
사랑은 사랑이 아닌 게 됩니다. 손해가 있어도
기꺼이 그것을 감당할 마음가짐이 있을 때
사랑의 마음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내게 이익을 가져다 줄, 즐거움을 가져다 줄
잠깐의 상대나 은신처를 찾는 거라면
그건 필요에 의한 관계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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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가끔은 불현듯 아내가 떠오릅니다.
그리곤 이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저 자신을 대하지요.
그 분노는 당장에라도 와지끈 부수고픈 충동을 불러오기도 했답니다.
그렇게도 커다란 분노에 부르르 떨면서도 그것은 오래가지 않습니다.
길어야 수초 내지는 훨씬 약해지거나 다른 맘으로 변하여 이내 수그러들고 말지요.
불편한 기분 나쁜 억울한 심정을 오래 기억하지 못하는 것!
그것도 어쩌면 저의 병인지 모르겠습니다.
처음 다른 남자와 사귄다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는 그래도 아주 짧은 순간이지만, 사정도 해봤지요, 애걸복걸도 해봤지요.
그러나 그것이 나 자신 신체를 옭아매는 장애 탓이었다고 말하는 순간, 그녀에 매달렸던 그 모든 걸 접어야 했습니다.
그리곤 그간의 고마움을 표할 나름의 대안을 찾으려 애썼었지요.
제가 지녔던 고용을 승계하여 가정 생계를 책임졌던 그녀가 떠나는 순간!
아마 지금쯤 대학 2, 3학년이나 고3 대입준비생이 되었을 두 아들을 데려간 순간!
묵묵히 참고 견뎠던 아내에 대한 고마움이 있음에도 너무도 아팠습니다.
또 상대가 너무도 낯익어 자주 어울렸던 마을의 어린 동생이었다는 것도 아프게 했었지요.
그래도 사랑했었던 여인이었기에, 사랑하고자 했던 아내였기에 견디고 싶었었지요.
그녀가 떠나는 날 / 아파트 1층으로 이삿짐 나르는 날!
엘리베이터가 넘치기에 계단으로 메고 내려왔었지요.
집 떠난 아내의 짐보따리를 나르는 기분 / 그 슬픔 / 그 참담함!
그래도 기뻐하게끔 떠나서 행복하게끔 얼른 보내주고 싶었습니다.
그때가 2006년 9월 초였답니다.
비록 떠났지만, 함께 했던 애틋함()은 금방 사그라지진 않았었지요.
점차 세월이 더해지면서 그 애틋함은 전혀 다른 일그러짐으로 자연스럽게 변하더군요.
돌이켜 가만히 돌아봤더니 이별을 준비했던 게 훨씬 오래전부터 진행되고 있었다는 거!
단독이 아닌 그놈까지 더 해서 거기다가 장모님까지 치밀한 합작으로 이별(독립)을 꾸며 왔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 와중인데도 자꾸 돈 좀 보내달라고 문자를 보내왔지요.
유일한 재산이라고 봐야 할 집을 담보해서 돈을 보내라는 거에요.
뇌 병변 중증 2급의 장애인을 두고서 아내가 집 나갔다는 것!
남편도 알고 지냈던 남자와 눈맞아 쿵작쿵작했다는 것!
친정어머니와 공모해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했다는 것!
너무도 속상해서 돌아버릴 일이지만, 요즘 들어 장애연금 9만 원 남짓이 나오지만, 당시로는 어디서 10원짜리 한 닢 나올 구멍 없는 이 집구석에 집을 담보로 해서 돈을 보내라는 겁니다.
지네들이 노래방인가 뭔가를 하는데 더 크게 확장해서 하려니 그 비용에 쓸 비용 좀 보태라는 겁니다.
그 소리를 여러 날 거듭하니까 정말 기가 막히고 팔딱 뛸 노릇이었었지요.
못 준다고 하니까 공동명의로 된 차라도 판다면서 인감 떼 주랴 뭐 떼 주라 해서 떼어 줬는데 그로부터 감감무소식입니다.
저도 더 알고 싶지도 않고요.
- 다른 용도로 쓰고자 했는데 안타깝게도 그것이 불발했는지도 모르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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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지금 제가 품은 이것이 집착일까요? 미련일까요? 아니면 욕심일까요?
그도 아니면 사랑일까요?
누군가를 미워하면 그만큼 제 몸(맘)도 상한다는 걸 잘 압니다.
제가 빨리 잊는 까닭이 아마도 몸이 저 알아서 방어기재를 내 보낸 지도 모르지요.
병상(96년)에서 의식이 돌아온 뒤로는 그 질긴 링거주사 줄 물어뜯을 만큼 항생제를 싫어했습니다.
그래도 의식이 없었던 일주일 남짓은 얼마나 항생제 많이 쏟아부었겠어요.
그럼에도, 가능한 한 약을 먹지 않습니다.
그 덕에 면역체계가 완전히 손상되지 않고 남았을지도 모르잖아요.
- 아픔은 빨리 지우고 밝은 빛은 많이 만들어 내자는 면역체계 말입니다
- 여러분을 저 자신을 사랑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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