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이 별 삼키는 순간 최초 포착
[앵커멘트]
태양의 수십억 배에 이르는 거대 질량 블랙홀에 별이 빨려들어갈 때,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요?
관측 가능성이 천억 분의 1에 불과한 장면을 우리나라를 포함한 국제공동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포착했습니다.
박소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우리 은하에서 38억 광년 떨어진 한 은하 중심부.
태양보다 최대 수십억 배 무거운 '거대 질량 블랙홀'이 강한 중력으로 주변의 별을 끌어들여 산산조각 내버립니다.
별의 잔해가 블랙홀로 떨어지자, 레이저 빔 같은 강렬한 광선다발이 직선으로 뿜어져 나옵니다.
1975년 이론으로 예측됐지만 실제로 증명할 수 없었던 이 현상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관측됐습니다.
지난 3월 28일, 국내 연구팀을 포함한 6개 나라 공동 연구진이 거둔 성과입니다.
거대 질량 블랙홀이 태양 만한 크기의 별을 삼킨 순간 발하는 빛이 시간이 흐를수록 옅어지는 것도 살필 수 있습니다.
가장 먼저 빛을 잡아낸 NASA 스위프트 위성의 신호를 받은 각 나라 망원경에서 X선, 감마선 등 여러 빛의 파장을 관찰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보현산천문대 망원경에서는 근적외선 영역을 분석했습니다.
[인터뷰:임명신,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관측의 증거가 하나씩 쌓일수록 그 사실에 대한 확신이 서는데, 이번 관측을 통해서 이론적으로 예측됐던 현상을 발견함으로써 거대 질량 블랙홀의 존재에 대한 새로운 증거를 제시해서..."
우주에 존재하는 은하는 수천억 개가 넘습니다.
은하 중심마다 블랙홀이 존재하기 때문에 별의 파괴 순간을 포착하는 건 확률적으로 천억 분의 1에 불과합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 '네이처'에 실렸습니다.
연구진은 우리 은하에서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면 태양풍의 100배가 넘는 강력한 우주폭풍이 지구를 강타할 것으로 보고 그 영향도 연구할 계획입니다.
YTN 박소정[soju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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