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퇴치 약 어디 없을까요?
벌써 요런 현상이 한 두어 달쯤 됐을 겁니다.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데 텔레비전이 저 혼자서 그냥 꺼져버리는 것 말입니다.
일상에서 그러지는 않지만, 가끔은 거실 텔레비전을 보곤 하거든요.
제가 바둑을 좋아하는데 다른 채널은 별 차이를 못 느끼지만, 망할 놈의 텔레비전이 바둑채널에서만큼은 줄무늬 나오고 화면도 깔끔하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함께 지내는 막냇동생이 워낙 프로야구 보는 걸 좋아하니까 채널이 거의 스포츠채널에 고정되다시피 하여 텔레비전 켰을 때 야구 중계가 있으면 덩달아서 보게 되네요.
동생이 없을 때도 그럴 때가 있거든요.
그날도 그런 식으로 뭔가를 보는 중인데 텔레비전이 저절로 나갔습니다.
'어! 왜 이래?'
소파에 앉아서 엉덩이를 들었다 놨다 했었지요.
몇 개의 리모컨을 쓰고 있는데 저도 모르게 깔고 앉았을 수도 있었으니까 혹시 그런 탓에 텔레비전이 나간 줄 알았거든요.
그 뒤로도 몇 번이나 그런 일을 겪었답니다.
제가 그걸 다 겪었다는 이야기는 아니고 가족 중 다른 사람이 겪었다는 이야기지요.
어머님께서도 몇 번 당하셨던지 그 일을 겪고서 저를 보면 그거에 대해서 호들갑(?)이십니다.
'거봐요! 우리 집에 귀신이 산다고 그랬잖아요. 제 얘기가 맞지요?'
은근슬쩍 재밌더군요.
어머님께는 장난삼아 제 입으로 그렇게 실실 쪼개긴 했지만, 정작 저 자신도 무슨 까닭에 텔레비전이 그 모양인지 까닭을 몰랐지요.
그냥 텔레비전이 오래돼서 고장 난 바람에 그러기도 할 거라고 유추하여 짐작했을 뿐입니다.
어젯밤 일인지 자정을 넘어 오늘 새벽 일인지는 모르겠으나 갑자기 거실에 있는 그놈의 텔레비전 귀신이 뇌리에 스칩니다.
그래서 거실로 나갔지요.
텔레비전을 만든 회사에 수선을 요청하려면 아주 기본적인 정보라도 지니고 있어야지 말을 틀 게 아니겠어요?
인제 와서 자세히 보니까 그것이 '삼성'에서 나왔네요.
앞쪽에서 뻔히 보이는 그것만으로는 안 되겠고 더 많은 정보가 필요했지요.
돌려서 보기로 맘먹었지요.
엄청나게 무거운 놈이라서 아차 하면 허리가 돌아갈 것 같습니다.
아주 늦은 시각이라 모두가 잠들었으니까 삑삑거리는 소리를 내서도 안 되었으니 얼마나 어려웠는지 모릅니다.
절반쯤 돌려놓고 고개를 처박고서 희미하게 보이는 라벨을 살폈습니다.
'일단 어딘가에 적긴 해야겠는 데 뭐가 없을까?'
제가 과거에 이 집에 이사 들고서 새로 사들인 커다란 물건(예를 들면 세탁기, 가스보일러, 자물쇠, 냉장고 등)을 살 때 달려오는 카탈로그 같은 걸 제가 거기 텔레비전 서랍에 보관해 두곤 했었거든요.
그래서 얼른 그 서랍을 열어 서류(책)를 몽땅 꺼내놓고서 요놈(삼성 텔레비전)에 해당하는 안내서도 찾았습니다.
연필로 겉장에다 긋기도 하고 쓰기도 했지요.
텔레비전 모델이 'CT305DH'이고 나머지가 이렇습니다.
① 제조년월: 2000.2
② 제조번호: 31GN200014
그것만 가지면 서비스센터에 말할 구실이 될 거로 생각했습니다.
그러고는 방으로 들어왔는데 그놈 텔레비전 옮기면서 얼마나 고생했던지 피곤이 한꺼번에 덮치어 깜빡 잠들어 버렸습니다.
얼마나 잤는지 모르지만 깨났는데 사방은 온통 훤하고 방에 있는 텔레비전이 켜져 있네요. - 전력낭비 -
정신을 수습해서 텔레비전 안내서를 펼쳤더니 세상에 그곳에 별의별 동작이 다 들었습니다.
제가 귀신 놈 짓이라고 떠벌이는 바로 그 문제(자동으로 꺼지는 것)도 거기 안내서에 버젓이 들었습니다.
서비스센터에 수선 의뢰하려고 생고생 다 했는데 허탈함보다는 마치 '화성에서 63 빌딩'이라도 발견한 거처럼 기뻤습니다.
부랴부랴 거실로 내달려가 모니터를 마구 눌러봤지 않겠습니까.
실제로 안내서에서 나온 거처럼 텔레비전에도 같은 그림이 나오네요.
신이 나서 마구 눌러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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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차차! 나 원 참 이런 실수가 다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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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가장 중요한 텔레비전에서 자동으로 꺼지는 기능인 '취침 시간 예약'이 설정되어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 그것을 확인하지 못했답니다.
정말 미치고 환장할 노릇입니다.
이미 엎질러진 물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이고 나중에 진짜 귀신(?) 놈 물증이라도 잡으려고 모든 설정을 해지 쪽에 맞췄습니다.
그러고는 방으로 들어왔지요.
방에 들어와선 제 방 텔레비전(금성)을 눌렀습니다.
거실 거에 비하면 턱도 없이 규모가 작지만, 가끔은 켜둔 채 잠들어버리곤 했으니까 이 얼마나 안타까운 전력낭비입니까?
그래서 '자동 꺼짐'하고 '취침 시간'을 예약해 두었습니다.
요놈 텔레비전은 이곳으로 이사 들기 전부터 있었던 것이라서 카탈로그 같은 게 없으니 눈치코치로 대충 설정했는데 오늘 밤이 지나봐야 옳게 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아무튼, 그놈 황당한 귀신 탓에 텔레비전에 여러 가지 기능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요, 또 하나는 이 집에 이사 들어온 날이 그해 2월 말 경쯤이란 것도 제 주민등록 초본을 꺼내서 확인하게 되었답니다.
여러분! '유/전/무/비'라고 하잖아요?
거실 텔레비전이 다시는 저절로 꺼지지 않게끔 조치해 뒀는데 나중 어느 날 또다시 예전처럼 느닷없이 꺼진다면 이는 필시 귀신 놈 아니고는 범인이 없을 거 같습니다.
그러니 준비해 두려 합니다.
우리 주위에 '귀신퇴치 약' 어디 없을까요?
제 사정상 그것이 아무리 싼 것이라고 할지라도 금전으로는 비용 치를 생각 추호도 없으니 사이버 환경에 띄워(댓글, 이메일 등등) 주시길 간곡하게 청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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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텔레비전을 팔아먹은 삼성은 각성하세요!
사이트 어디에도 제품 정보가 없으니 내가 그럼 너희 회사 봉이야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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