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 요놈의 터럭이 또 붙었네
한 때는 아니 예전에는 주로 머리 감을 때 쓰는 세제를 '샴푸'를 써 왔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는 그거 떨어지자 그때부터는 그냥 비누(세숫비누)로 머리를 감습니다.
아마 한 해쯤 되었겠네요.
저의 미용도구(세숫비누, 치약과 칫솔, 일회용면도기, 귀이개, 이쑤시개, 머리빗, 손톱깎이 등) 중 세숫비누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척 높습니다.
요놈으로 요즘같이 추울 때(겨울시즌)는 다른 시절(여름시즌)과는 드물게 이틀에 한 번꼴이지만 반드시 머리를 감는데 그때 쓰지요, 또 날마다 몇 번씩 하는 세수에서도 가끔 쓰니까 치약과 칫솔에 버금갈 만큼 중요합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샤워하면서 수상한 걸 느꼈습니다.
머리 감을 때는 거기 비누에 터럭 우수수 붙은 거야 머리숱 많고 저절로 빠지는 머리카락 수도 상당량이라니까 금방 이해가 됐었지만, 사타구니는 또 다른 곳이잖아요.
거기도 처음 두세 번까지는 몇 알씩 묻어나도 그러려니 여기는데 두세 번 칠하는 동안 얼마나 빡빡 문지르고 심지어는 손가락 사이사이에 터럭 끼워서 쫙쫙 잡아채기까지 했거든요.
그러고도 샤워기로 말끔하게 훑어내고는 손으로 한번 낚아채볼 때까진 깨끗하답니다.
그러나 머리끝에서부터 마지막 헹구는 과정(?)에서 혹시나 하고 또 한 번 거기 비누칠 하면서 세숫비누 들어보면 놀랍게도 그놈의 터럭이 또 붙은 거 있지요.
그 순간 대가리에 불같이 화가 납니다.
세숫비누에 붙은 고거 터럭 털어내기가 얼마나 까다로운지 남자들은 그냥 이해할 수 있을 거에요.
미끄러운 손으로는 거기 박힌 거 잘 빠지지도 잡히지도 않잖아요?
하는 수없이 사워기 온수 쪽으로 다시 돌려서 쏟아지는 온수에 한참이나 대고 있어야 그것도 흐물흐물 밀려나지요.
그러기 전에 사타구니 그 자리 얼마나 문지르고 훑어내는지 절반은 죽습니다.
다 끝내고서 머리카락 터는 순간엔 그 자리가 씨름하게 아프기도 하지만, 그것도 관성이 붙었던지 욕실 문을 닫고 나올 때쯤엔 고맙게도(?) 그 아픔까지도 개운함으로 탈바꿈해요.
홀아비 주제에 그놈 어디다 쓰려고 허구한 날 그리 빨아 너느냐고도 하겠지만, 남자라면 항상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여깁니다.
그러니까 그건 즉시 투입 가능한(?) 남자 되려는 저의 '위험예지훈련'이라고나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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