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일치였을 텐데도 감동했습니다.
지난 8, 9일 양 이틀에 걸쳐 어머님과 함께 인천에 들렀다가 온 일이 있습니다.
달리 교통수단을 빌지 않고 예전에도 그랬던 것처럼 그때도 여느 때와 같이 시외버스로 오갔었지요.
그렇게 별일 없이 광주에서 버스에 오를 때만 해도 가려는 목적(친인척 병문안)만 제대로 치르고 오려나 싶었거든요.
오가는 길목 가운데 어디쯤 휴게소에 내리면서 제가 어머님께 엉뚱한 말장난을 걸었답니다.
'차표 이거 버리지 말고 들고 내립시다. 누군가 먼저 들어와서 그놈 치켜들고 자기들 자리라고 빡빡 우기면 어떡해요?'
순전히 농이었지만, 자못 진지한 어투로 전했었지요.
'그래라~ 그럼!'
그렇게 해서 좌석 뒤쪽 그물망에 던져뒀던 차표 둘을 꺼내다가 제 호주머니에 넣었지요.
이 희한한 사건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그날이 토요일이었는데 올라가서 하룻밤 묵어가면서 모든 일 다 보고서 내려오려는 순간이었지요.
거기 인천에선 서로 머나먼 친척이지만 저로 봐선 사촌 동생이 마중했었고 또 나올 때는 사촌 누님께서 배웅하셨답니다.
보통 서민이면 누구나 그렇듯 누님도 어려운 처지라서 저희는 어떻게 해서든 누님에게 폐 끼치지 않으려고 애썼지만, 막무가내 끌고 다니는 데는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더라고요.
가장 먼저는 거기 교통 사정을 몰라서 주도하는 대로 따라다닐 수밖에요.
지하철을 타고 한 정거장 거리라는데 내리자마자 곧바로 시외버스 터미널로 가야 했었는데 그걸 얼른 실행하지 못했답니다.
식당에 들러 밥이나 먹고 가라는 걸 막무가내 싫다고 하자 김밥이나 사준다며 어디론 가를 찾았는데 무슨 백화점이나 된 듯 보이더라고요.
그렇게 한참을 싸돌면서 겨우 김밥을 챙겨 터미널에 들어왔는데 누님께서 어느 순간에 내려가는 버스표를 사 들고 왔네요.
부담 끼치지 않으려는 우리의 모든 노력이 그걸로 완전히 허사가 되고 말았지요.
곧 떠날 차표가 있기는 한데, 그것이 뒷자리 자석이기에 어머님 멀미할 걸 생각해 다음 차 것을 끊었다네요.
한 시간 가까이 한참이나 기다려야 다음 차 시각이었는데도 누님은 끝까지 차에 올라 우리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배웅하는 그 고운 모습을 보여줬답니다.
그렇게 인천을 떠나오는 버스에 올라 자리에 앉으면서 직감했지요.
'어? 이거 올라갈 때 좌석번호랑 똑같네!'
이런 우연이 있을까 싶었지요.

올라가면서 그렇게도 걱정했던 병원의 친척 어르신 두 분 중 한 분은 다행스럽게도 많이 쾌차하셨더군요.
처음엔 산소와 미음 호스 줄에 의지했었다는데 인제는 말을 할 수도 있지 보행까지도 조금은 된다고 했습니다.
문병했던 또 다른 분도 지금은 산소와 미음 호스 줄에 기대기에 도저히 가늠할 수 없지만, 좋아진 분의 경우처럼 나중에는 좋은 날이 올 것도 같았습니다.
꼭 그렇게 되리라고 믿었습니다.
그 믿음의 증거가 바로 오갈 때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똑같은 좌석번호로 점지해준 거라고 아무런 뭣도 없이 믿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어머님과 저 그냥 감동했었거든요.
아무리 생각해도 그것은 너무도 우연한 일치였을 텐데 우리는
그 믿음만큼이나 아주 진하게 감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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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와서 차표 외관을 살피니 내 고장 광주보다는 인천에서 끊었던
차표가 더 깔끔해 보입니다.
광주 관계자님!
좀 더 세련된 디자인으로 선보여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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