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멀리 가도 완전 대박이네!
실은 어제였는데 이 글이 올라갈 때쯤엔 자정을 넘길 테니까 그제 일이 되겠네요.
자전거를 타면서 전에는 덜 느끼거나 못 느꼈던 문제점이 보였습니다.
가장 먼저는 기나긴 지하도를 지날 때 그 컴컴한 환경에서 다른 차들이 지나면서 제 자전거를 금방 감지하고서 확인 운전할 수 있을까가 걸렸었고요, 다음으로는 변속장치는 많은데(21단) 마지막 가장 높은 기어(페달 쪽)로는 체인이 올라가지 못하니까 내려간 길에서는 무척 위험하더라고요.
긴 세월은 아니지만, 옛날(30여 년 전)부터 자전거와 함께했던 제 경험으로는 내려가는 길에서도 브레이크와 페달을 적절히 써서 타는 게 안전하고도 쾌적했었거든요.
그 탓에서였던지 안전모라도 하나 있었으면 하는 점들입니다.
그래서 집 근처 삼천리대리점을 찾았었지요.
용케도 그날은 주인장이 계시네요.
거기서 타이어며 튜브 사서 새 걸로 바꾼 지 며칠 지나지도 않았는데 금세 잃어버렸다는 이야기에서부터 제 고충을 토로했었지요.
그러면서 안전모 가장 싼 것이 얼마냐고 물었는데 삼만 원이나 한다네요.
그 정도라면 제 사정상 곤란하고 어디 중고라도 싼 걸로 얻을 수 없겠느냐고 물었더니 사장님께서 당장은 어렵겠고 알아봐 줄 테니 며칠 뒤에 연락해 달라고 그럽니다.
그리하마고 했었지요.
그리고는 가장 중요한 기어 문제를 꺼냈더니 굳이 단수를 그렇게 높여서 다닐 필요가 없다고 단정 짓습니다.
거기에 기어가 물리면 너무나도 빠르니까 위험하다고 그러네요.
마치 생전 자전거라곤 구경도 못한 돌배기 어린애를 어르듯이 제게 그리 말하는 거 있지요?
하기야 90년도 중반에 이렇게도 심각한 장애를 얻은 후로 맨 처음 자전거를 얻고서(2008/08/18) 처음으로 수리를 부탁했던 점포도 여기였었고요, 언제 넘어질지 모르니까 가게 앞 차도를 탄 채로 못 건너고 끌고 가야 했던 것도 그분 앞이었고요, 또 더러는 넘어지기도 했던 걸 당신은 다 봤으니까 충분히 그 말엔 일리가 있습니다.
그렇게까지 깊이 생각하지 않았으니까 그 말을 들었을 땐 웃음이 터질 것 같아서 표정 관리하려고 무척 곤란했었거든요.
'그렇다면 이게 고장 난 것이 아니고 처음부터 이렇게 맞춰져서 나온 거에요?'
'아니 기어가 고장이 나서 그렇긴 한데 꼭 올려서 탈 필요는 없다니까 그러네.'
하여튼, 일주일쯤 뒤에 다시 찾겠다고 이야기하고는 깜빡이만 달고서 나왔습니다.
깜빡이 하나만 달고서도 기분이 조금 좋아지더라고요.
그래서 기념으로 마을을 돌기로 맘먹었지요.
'기분이다. 오늘은 좀 더 멀리 나가는 거야. 가자! 영산강으로!!'
잃어버린 자전거에 대한 아쉬움도 완전히 털어낼 겸 자전거에 새로 붙은 깜빡이 신고식도 할 겸 겸사겸사 요번에는 예전에 드나들었던 길보다 살짝 더 나가기로 맘먹고 떠났었습니다.
그것이 고작해야 5백 미터에서 잘하면 1, 2킬로미터쯤 더 나갔을 겁니다.
1. 기껏해야 집에서 1, 2킬로 벗어났을 텐데 그야말로 전원에 들어선 느낌입니다.


2. 역시 누군가의 지적처럼 아무나 끌고 나와선 안 되는 가 봅니다.
울퉁불퉁 움푹움푹 들어간 곳에서는 아무리 낮은 곳으로 변속해 놓고 지나려 해도 안 되겠더라고요.
하는 수 없이 내렸습니다.
자전거 세워놓고서 물가를 조금 걷다가는 이내 나와서 주저앉았지요.
어차피 놀러 나왔는데 뭘 더 바랍니까?



3. 처음엔 거기 무턱대고 앉았는데 느긋해지니까 그제야 거기 발아래 잔잔하게 깔린 너른 바윗돌이 보입니다.
가지런히 반반하게 또 얌전히 깔린 게 무척 정갈하고 품새도 있어 보입니다.



4.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니까 그 자리에 마냥 죽치고 앉았기가 뭐해서 좀 더 들어가 보기로 맘먹었지요.
아니나 다를까 살짝 더 들어가니까 완전 대박입니다.
21세기 광주광역시에 '마을회관'이 있는 걸 보고서 마치 박물관에나 들어선 거처럼 설레는 거 있죠?
거기다가 가로세로 전깃줄 늘어선 곳에 변압기 달린 전봇대도 있으니 제가 완전 대박 횡재한 거지요.

5. 나중에 집에 들어오는데 신발이 온통 흙탕으로 범벅됐습니다.
그래서 엉덩이로 돌려가며 겨우 신발을 신은 채 욕실에 들어갔습니다.
신발을 풀면 현관이고 어디고 난장판이 될 게 너무도 뻔하니까 말입니다.
기왕에 들어왔으니 홀라당 벗고서 간단하게 샤워도 끝냈지요.
주섬주섬 벗어놓은 옷가지는 세탁기에 넣고서 마지막으로 신발을 베란다에 갖다 놓으려는 순간입니다.
'어라! 이게 뭐야?'
세상에 거기 잠깐 싸돌았는데 그것도 야생이라고 신발에 그 이름도 모르겠지만, 벌레가 한 마리 붙었지 뭡니까?
베란다 방충망을 한쪽으로 살짝 밀치고서 몸을 돌린 채 신발이 바닥으로 향하게끔 하고서 난간을 향해 '쾅쾅!!' 두들겼지요.
요 미친놈이 꿈쩍도 않더니 두들기니까 더 안전한 쪽으로 쪼끔 움직였을 뿐이지 더 꽉 붙은 거 있죠?
안 되겠다 싶기에 아예 오른손에 들었던 신발을 왼손으로 옮기고 오른손으로 뜯어내 아래쪽으로 던져 버렸습니다.
'녀석 기껏 살려주려고 그만큼 했으면 고맙다고 얼른 떨어질 일이지 인제 네놈이 죽든지 말든지 내가 상관할 게 뭐야!'

'……'
'아차차 이런 실수가 있나!'
직전까지는 그래도 바깥에선 볼 수 없게끔 한쪽으로 돌아서서 신발을 두들겼는데 녀석이 떨어지지 않는 바람에 돌아서서 몸 피하는 걸 깜빡 잊고서 그만 완전 무방비로 노출되고 말았습니다.
그 순간 갑자기 온몸이 후끈해졌습니다.
뒤늦게 모든 창문을 닫고서 심지어 걸어잠그기까지 했답니다.
'어휴~ 어차피 신발 다 씻었으니까 속옷이라도 걸치고 나올 것을 뭐가 그리 급하다고 세상에 이런 낭패가 어딨어!'
그 시각에 집에 아무도 없이 나 홀로라는 잠재의식이 그만 그런 엄청난 사고를 치고 말았습니다.
벌써 그날이 이틀째나 되었지만, 아직도 바라는 것은 그 시각에 세상 누구도 제 하는 꼴 쳐다보지 않았기를 온 마음 다 바쳐 간절하게 바랄 뿐입니다.
'내 마음 오로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 ♬ 멀쩡한 가스레인지 버리고 하마터면 새 걸로 살뻔한 이야기 ♬ (0) | 2012.07.06 |
|---|---|
| ♣ 배우려는 사람 ♣ (0) | 2012.07.06 |
| 파란 메일이 다음 안에 들어서니까 아주 꽉 차는구먼! (0) | 2012.07.05 |
| ♣ 나눔의 기쁨 ♣ (0) | 2012.07.05 |
| ‡ 계란에 대한 오해와 진실 ‡ (0) | 2012.07.04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