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한테서 선물 받은 자전거 한 장
티 내지 않으려고 했는데 결국은 자전거 하나가 새로이 생겼습니다.
어머님께서 자전거 잃어버리고 서운해하는 제 모습을 함께 지내는 막냇동생한테 제 몰래 과장해서 알렸는가 보더라고요.
제가 서운해하는 건 둘째로 치고 동생 성미에 저 몸도 불편한 놈이 절대로 가만히 있지 않을 녀석이니까 잃어버렸다는 얘기도 꺼내지 말라고 역부로 당부까지 했었거든요.
잃어버린 다음 날 저녁에 퇴근해서 들어오는 동생이 이야기하네요.
옛날에 끝장난 공장에서 함께 일했던 형으로부터 구했는데 대금까지 벌써 건넸으니 주말을 빌려서 가져오겠다는 거에요.
판매자 이야기로는 그거 산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탈 일이 없어 묵혀 뒀다며 가져가라고 했다네요.
그때 당시 말로는 2만 원 주고 사뒀다고 했었는데 요즘 자전거값이 얼마나 비싼데 그것만 줘서 쓰겠느냐 가져오면 내 돈이라도 한 이 만원 더 줘야겠다고 그러기도 했었답니다.
드디어 주말이 되자 가져왔더군요.
5만 원을 건넸다고 그때는 더 솔직하게 이야기하더군요.
녀석은 쉬는 날인데도 출근(특근)하고 없는데 자전거에 기름도 칠하고 안전장치(깜빡이)도 달 겸 제가 집 근처 자전거 대리점으로 가져가려고 했답니다.
그렇게 맘먹고 수리 맡기면서 그래도 주인장인 제가 제 자전거에 대한 기본 정보는 있어야겠기에 제조사인 삼천리자전거 홈페이지로 들어갔지요.
그러면서 그때 처음으로 자전거를 유심히 보기 시작했답니다.
제품이 '26인치 스파크 넥스트'라고 자전거 차체를 감싼 코팅에 그렇게 쓰였습니다.
그리고 자전거 제원(?)이 붙은 철판으로 붙은 표딱지엔 '안전검사일: 2002.01.10'이라고 박혔네요.
삼천리자전거 홈피에서 아무리 뒤져도 제게 들어온 자전거와 같은 모델은 없습니다.
최근에 나온 비슷한 자전거들도 십만 원대를 넘겨서 팔리네요.
공장에서 제품을 안전검사하고서 몇 년이나 지나서 내놓을 리는 없을 테고 제집에 들어온 요놈도 아마 십 년을 안팎으로 구했을 게 분명합니다.
그리고 거기서 비슷한 자전거들도 몇 종류 있었는데 품절이라고 쓰인 것도 많았답니다.
아무튼, 그 모든 것을 접고서도 제게 이렇게 큰 선물 건네준 동생이 고맙습니다.
그날은 비가 와서 대리점에 못 갔었고 다음 날은 대리점 문이 닫혔더군요.
그래서 못 갔던 친구한테 가기로 맘먹고 달려갔지요.
무등산 다녀오랴, 또 나중엔 가고 싶었다고 해도 자전거 잃어버렸지 그럭저럭 거기 들린 지 정말 오래간만에 갔거든요.
대낮이라서 녀석도 없을 테고 제가 좋아하는 녀석의 마나님도 안 계실 거니까 당연히 아르바이트 보는 분이 가게를 지키리라 여기고 문을 밀었답니다.
조용하네요.
잠깐 화장실에나 갔나 보다 하고 여겼었지요.
대략 30초가량이나 기다렸는데도 아무런 기척도 없습니다.
거기가 무슨 공동경비구역도 아니고 큰길가에 놓인 커다란 슈퍼인데 문이 열린 채로 그리 비워둬선 안 되잖아요?
'야!' 냅다 고함을 질렀지요.
그랬더니 물건 정산하는 계산대에서 녀석의 목소리가 들리네요.
머리가 아파서 거기 엎드려 있었다고 합니다.
흐흐흐…
일절 술 먹는 걸 멈췄기에 생각지도 않았던 건이 생겼습니다.
집안에 굴러다니는 동전 말이에요.
500원짜리는 커서 굴러다닌다는 축에 낄 수도 없지만, 10원짜리 50원짜리 100원짜리가 많아지면 처분을 놓고 분명히 또 다른 문제(?)가 됩니다.
그래도 예전에 술 먹을 때는 고거 일일이 세서 주머니마다 따로 담고서 슈퍼에 들리고 했었답니다.
평균 2주일 잡아서 한 번씩 말입니다.
그렇게 해서 술 바꿔 먹었거든요.
이번엔 그것들을 모두 프린터 잉크 갈 때 끼는 비닐장갑의 손가락마다 동전을 따로따로 넣고서 친구한테 갔었던 겁니다.
모다 2천백육십 원이었지요.
그 돈으로 가장 낮은 가격대의 아이스크림 두 개를 꺼내서 친구 하나 나 하나…
그리고 나머지는 텔레비전에 안성기 나와서 광고하는 무슨 기부사업 조의 사업차 나온 동전통에 넣으라고 했습니다.
제가 찬 것을 잘 못 먹는데 갑자기 찬 게 들어가니까 녀석처럼 저도 머리가 띵하니 아프더군요.
일시적이란 거 알기에 참았네요.
그리고 돌아왔습니다.
내 친구가 빨리 나아라~
내가 아프면 나의 그분 맘도 아프고 몸도 상하지 않겠니?
어서 일어나세요. 예쁜 내 친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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