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배가 뭐기에 도대체 무슨 배짱으로 이렇게나 많이 튀어나온단 말이냐?
밥 먹고 일어서려는데 온몸이 뻑적지근하다 거나 세면대 앞에 있는 거울 속에 비친 제 모습 배꼽 자리를 봤을 때…
'읔… 아~ 저놈의 똥배… 네놈! 네놈을 어찌해야 좋을꼬…'
무작정 짜증이 나고 돌겠습니다.
며칠 전부터 벼려 왔지만, 오늘은 기어이 감행하고자 맘먹었지요.
날이 추우니까 걸어 다닌다는 건 불가능할 테니까 구멍 난 채로 거치대에 묶어둔 자전거를 쓰기로 맘먹습니다.
아래층으로 펌프를 챙겨서 내려갔지요.
튜브가 완전히 갈라진 게 아니고 실 펑크쯤으로 미미해서 바람 가득 넣고선 한두 시간은 문제없이 탈 수 있거든요.
바람 가득 넣고서 일단 자전거점으로 갔습니다.
거기 사장님 가능하면 수리해서 쓰라고 할 것이고 어지간한 수리비는 받지도 않습니다.
보통내기 좋은 분이 아니거든요.
전에도 터졌었는데 사장님이 무료로 고쳐주셨거든요.
튜브고 타이어고 오래되어 터진 자리가 그때 봐준 맨 그 자리거든요.
하여 오늘은 큰맘 먹고 기어이 새 튜브로 바꿔버릴 작정이었지요.
시퍼런 종이돈 한 장을 지갑에 챙기고 찾아갔답니다.
튜브 교체하는 동안 전 걸어서 그 옛날 걸어서 운동했던 그 코스를 한 바퀴 돌고 올참이었답니다.
아침 아홉 시가 조금(사진보고 시간 확인하고서 계속 쓸게요.)…
아홉 시가 아니라 열 시쯤이네요.
첫 사진 박은 시각이 열 시 칠 분이니까 말입니다.
그 시각에 점포에 들렀는데 셔터만 올렸지 문은 걸어 잠갔더군요.
몇 번을 슬며시 밀어봤지만, 반응이 없기에 하는 수 없이 그대로 운동코스에 접어들었답니다.
정말 너무도 오랜만이거든요.
날씨 썰렁한데 바람까지 부니까 숨이 가빠지기도 했었답니다.
'걸어서 운동할 땐 이 자리 어딘가 벤치에 앉았다 가곤 했었는데 벤치가 어딨는 거야?'
절반쯤 지난 자리엔 쉼터가 있었습니다.
페달에서 발을 내리고 물끄러미 그 자리 훑었지요.
'아~ 그래 맞아! 벤치가 아니고 화단 블록에 앉았을 거야.'
숨이 가빠서 그랬는지 늙어서 그랬던지 벌써 기억이 가물거렸지요.
아마 늙어서 그랬을 겁니다.
돌아오는 길엔 그 증거를 두 번이나 보입니다.
큰길의 어느 블록에서 방향을 꺾어야 마땅한 길로 들어설지를 잃어버렸기에 그른 길에 들어서고는 얼른 그걸 깨닫고는 다시 원위치로 가서 가던 길을 이어갔던 게 첫 번째 사례입니다.
아파트 근처에 들어와서는 도로에서 다른 아파트로 빠지면 우리 아파트 들어오는 지름길이 있는데 그도 잘못 들어서고 말았지요.
거기 아파트에선 지름길과는 아파트 담장도 없는 벽 하나 사이지만, 길이 없기에 한참을 돌아야 지름길로 들어설 수 있거든요.
제가 잘못 들었음을 깨닫고 난감하여 어찌할 바를 모르고 쩔쩔매는 사이 눈앞을 자세히 보니 눈이 번쩍 뜨게 하는 그것이 보였습니다.
언제 거기 조그만 담장을 텄던지 그 자리에 자전거도 드나들 수 있게끔 인공다리까지 놓여 있었거든요.
'아싸리비야~^^'
그 사건이 두 번째 늙었음의 증표입니다.
하여튼, 우여곡절 끝에 아파트에 들어왔다가 가만히 생각하니 집으로 들어올 게 아니고 자전거 가게로 가야 할 거 같았습니다.
내일부터 꾸준히 운동하려면 자전거가 멀쩡해야 할 거 아니겠어요?
다시 찾았는데 이번에 주인장님 모습이 보이네요.
반갑게 맞이하네요.
제 얘기를 듣는 둥 마는 둥 타이어에 바람을 빼내고서 그럽니다.
'봐요! 구멍 났는지 어쨌는지는 확실히 모르겠지만, 여기 이거 무시 고무가 살짝 나갔잖아요? 이거 때문에 그럴 수도 있거든요.'
그러면서 무시 고무를 교체하고 바람을 채우면서 그럽니다.
'타이어도 완전히 갈 데로 갔구먼. 타이어는 대개 비싸요. 자 바람이 얼마나 찼는지 만져봐요.
그리고 오후에 그 강직도가 떨어지면 이리 가져와요.
그때 봐서 어떻게 하게요.'
튜브를 새 걸로 바꾸려 했던 맨 처음 제 생각은 얼떨결에 어느새 물 건너갔습니다.
'여러분 어떠세요. 우리 마을 자전거점 사장님 요즘 같은 세상에 정말 멋진 분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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