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도짜리 여섯 병 · 30도짜리 세 병 ♣
'동신아 안녕?'
'예 일어나셨소?'
'그래 이리 와봐!'
'…'
'앞으론 술 사다 놓지 마라! 형이 며칠은 안 먹기로 했다.
이거 한 병당 일주일씩 한 병 두 병 세 병… 아홉 병이지?
칠 구 육십삼 두 달이 조금 넘네!
그때까지는 안 먹겠다 알겠지?'
동신이는 함께 지내는 제 막냇동생 이름이지요.
녀석과 방금 나눴던 이야깁니다.
어젯밤 무슨 까닭에선지 통째로 밤을 설쳤지요.
또 언제 잠들었던지 어느 순간 일어났는데 해가 중천에 올랐을 시각 아침 열 시를 지나고 있습니다.
부리나케 커튼 걷고 방안에 창문을 열고 창문을 넘어가 그 길로 베란다 쪽 밀 창도 시원하게 제쳤지요.
그러면서 거실에 들렀더니 부엌 쪽에 동생이 서 있네요.
그리고 눈앞엔 지난 두 달 남짓 저와 함께 동고동락했던 소주병이 줄줄이 놓였습니다.
그 소주병 앞에서 동생을 불러서 일일이 짚어 확인하면서 나눈 몇 마딥니다.


몇 년 전 어느 날은 정확히 6개월 금주를 선언하고 실천했었는데 피해 본 분이 꽤 되었답니다.
몇 년도 아니고 달랑 6개월인데 사전공작 없이 갑자기 하던 짓을 멈추니까 아는 일부 면면과는 서먹해진 걸 넘어 불편해지기까지 했었답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지금은 그 시절 불편했던 그 일파는 제 곁을 멀리 벗어나고 없습니다.
그래도 서먹해질 그것을 대비해 충분히 알아듣게 설명할 참입니다.
그 가장 큰 이유로 저의 불룩한 아랫배를 방패 삼을 각오입니다.
그걸 빼고 나머지 잡다한 소리는 그거에 비하면 새 발의 피가 될 거에요.
실제로도 뱃살에 자신감을 불어넣고자 당분간 음주를 멈출 각오거든요.
이거 며칠 안 먹는다고 뱃살이 예뻐지겠습니까?
하지만, 이것을 기점으로 점차 확대해 간다면 언젠가는 목표했던 뱃살 몸매에 도달할 수 있을 거라고 그냥 믿어보지요.
'할 수 있다! 예뻐질 수 있다!'
그것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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