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어쩌나 실제로 내 손가락 베 버렸어^?^
유튜브에서 재미난 영상 하나 보던 중 문득 옛 생각이 났습니다.
- 쫓겨난 여종을 아내로 품은 머슴 하루아침에 인생 역전하다 -
https://www.youtube.com/watch?v=licVQN-rMsA
그 유튜브 영상에서 주인공이 자기 논에서 처음으로 벼 벴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렇지! 그것 벼 잘리는 소리처럼 상쾌한 소리 도시에서 못 찾지!!!'
벼 서너 포기를 한 손에 움켜쥐고 다른 손에 든 낫으로 흙이 있는 바닥에 닿을 듯이 아래서 쓱 잡아당기면 그 소리 정말이지 그 어디서도 흉내 낼 수 없는 최고의 'ASMR'이었답니다.
그 소리는 너무나도 깜찍하고 시원하기에 도회지 그 어디에서도 흉내 낼 수 없으며 가슴으로나 겨우 맛볼 수 있는 천상천하 최고의 효과음이죠.
심벌즈가 해낼까요? 피아노가 해낼까요?
그도 아니면 트라이앵글이 해낼까요?
순박함의 정점인 우리 농촌에서 벌이는 꽹과리 농악이 그 소리를 흉내 낼 수 있을까요?
그런 감상에 빠졌다가 문득 이렇게 노닥거릴 때가 아니라는 생각이 미쳤지요.
우선은 방바닥에 굴러다니는 양말에 속옷을 챙겨 화장실(욕실)에서 쓰는 작은 양동이에 담았답니다.
그러고는 늘 하던 대로 양동이에 하이타이 약간과 베이킹 소다를 조금 넣고서 물을 받아서 조물조물 담가뒀지요.
나중에 빨려고요.
그런 다음 화장실 환풍기를 살핍니다.
이놈이 켤 때마다 찌지직거리는 작지만 그래도 그 소음과 함께 켜졌거든요.
일단 그 순간을 지나면 부드러워졌지만, 그것이 늘 신경 쓰였어요.
그래서 드라이버 꺼내와서 환풍기 풀어도 보고 다른 나사로 바꿔서 조여도 보고 그 어떤 방법으로도 개선되지 않는 겁니다.
하여 곰곰이 생각하다가 환풍기, 네 변에 패킹이라도 넣고 싶었지요.
특별히 준비해 둔 패킹은 없었지만, 그래도 얼마 전에 자전거 튜브 하나를 갈아 끼웠기에 거기서 나온 헌 튜브 잘라 둔 조각이 주변에 있었지요.
그걸 다시 사방 1센티미터 내외로 몇 조각으로 잘라 그걸로 패킹 대용으로 쓰고자 했죠.
실제로 소음이 줄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그걸 바랐기에 심리적 느낌으로는 줄어든 듯도 보이데요.
그러고는 드라이버 갖다 놓으려고 거실에 다시 나갔다가 문득 부엌칼이 생각났어요.
- 지금쯤 그 칼들이 많이 무뎌졌을 텐데….-
칼들이 꽂힌 싱크대 찬장 열고서 네 자루 모두를 꺼내 왔지요.
그렇게 화장실로 가져왔는데 숫돌 가져오는 걸 깜빡했네요.
아침을 안 먹어서 아직도 잠이 덜 깼나? 정신이 하나도 없구먼!
일단은 부엌칼 중 가장 자주 쓰는 놈부터 갈아 보는데 숫돌 받침대 없이 갈아 보려니까 자세가 안 나옵니다.
그래도 엄지로 살짝 문지르면 얼마나 벼렸는지 그냥 알 텐데 왼손 엄지를 대고 쑥 잡아당겨 봤지요.
'으흐흐 억!^!'
섬뜩 - 실제로 손가락이 베였습니다.
얼른 양동이에 담긴 물에 손가락 담갔다가 바로 일어서서 수도꼭지 돌려서 찬물을 쐬기도 해서 흐르는 피를 멈춘 뒤 곧바로 화장실을 나와 컴퓨터 앞으로 갔죠.
그곳에 예전에 사둔 '골무'가 뭉텅이로 있었거든요.
이렇게 골무를 끼고는 숫돌 받침 가져와서는 다시 처음부터 칼 갈기를 시작해서 네 자루 모루를 완벽하게 마무리 짓고는 부엌에 가져다가 꽂았답니다.
아까 유튜브 영상 보면서 '내가 지금도 낫을 갈 수 있을까?' 했었거든요.
시골 우리 집엔 논이 없으므로 우리 집에선 못했을지라도 그 시골에서 중학교 다니면서 동네 친구들-동네 중학생 학생회-매주 토요일 정기 모임과 함께 봉사활동-보리 베기, 모내기, 벼 베기 등은 자주 하는 편이었죠.
저는 열다섯에 중학생이 되었지만, 대부분이 열셋이나 열넷에 중학생이 되었기에 그즈음 나이 때(17세 이하)부터 거드는 일손이 탐탁지 않았답니다.
낫질이 서툴러서 보리를 베는 건지, 보리밭 뭉개는 건지 이거 영….
거기다가 모내기 했다는데 우리가 지나고 나면 그 모는 다 떠서 무논을 둥둥 떠다녔다지 뭡니까?
어떤 논은 자갈논이라서 심으려던 모-어린 벼 줄기가 논바닥에 꽂히지 않습니다.
그러면 흙이 있는 곳에서 흙-진흙을 떠다가 모심을 자리에 도톰하게 쌓은 뒤 거기에 모를 심어야 하는데 그 어린 중학생이 뭘 알았겠어요?
못줄을 잡은 양쪽에서 내지르는 구령(자 ~ 지-, 보 ~ 자-)에 맞추어 다음 줄로 넘어가기에 바빴지, 그 근본을 메울 만큼의 여력은 그 모든 걸 지휘하던 책임자-학생회장 처지에서도 몰랐답니다.
그로부터 십 년이 지나고 이십 년이 지나 시골 어머니께서 도시에 올라와 함께 지내면서 그 진실을 알았던 겁니다.
돌이켜보니 정말 죄송하고도 또 죄송하네요.
제 딴에는 회의에서 가장 형편이 어려운 집을 우선한다는 원칙을 정하고 밀어붙였던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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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이고 낫이고 잘 들면(날카롭게 벼렸으면) 절대로 손이나 발목 베지 않습니다.
그것이 무뎠을 때나 그 따위 불장난이 생겨나지 잘 드는 연장-괭이, 삽, 낫, 도끼, 곡괭이, 톱 등등에서는 절대로 안전사고 나지 않습니다.
그건 시골에서 논밭일이나 산림 쪽 일 조금이라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아는 상식입니다.
나는 이제 아침을 뜨긴 떠야겠는데 어느덧 점심때도 한참이나 지났네요.
그래도 아침은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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