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호~ 길거리 쓰레기통을 만났다!!! ♬
오늘 낮에는 태풍 여파 탓인지 부슬부슬 이슬비가 내렸답니다.
창밖을 내다보니까 보일러 연통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와 견줘보면 내리는 양이 훨씬 적더라고요.
그걸 확인하고 나니까 바깥을 한 바퀴 돌고 싶었습니다.
실은 어제 멀리 인천에 사시는 사촌 누이와 통화하는 중에 서로의 부모님(엄마) 사진을 교환하기로 했었거든요.
부랴부랴 경로당에 나가시려는 어머님 돌려세우곤 휴대폰으로 사진을 박기 시작했답니다.
얼마 전에 오랜 세월 누워계셨던 큰어머님이 돌아가셨거든요.
그 큰 어머님이 보고 싶다며 제가 먼저 사진 좀 보내달라고 그랬긴 했는데 누님 말씀엔 도리어 그럽니다.
어머니(누님으로 봐서는 작은 엄마) 살아계실 때 사진도 많이 찍어두고 실생활에서 늘 효도하라고 당부하네요.
쇳물도 단김에 빼라고 그랬듯이 대번에 휴대폰에 대고서 마구 박았던 게 사실입니다.
준비도 없이 마구 박아대니까 대충 입은 핫바지에 찡그린 얼굴이 그대로 박히더군요.
그래도 이 사진이 명색이 외부에 송출되는 어머님 신상이기에 그나마 덜 찡그린 걸로 덜 어색하게 웃는 사진을 추려서 몇 장 보냈답니다.
그렇게 사진들 보내자마자 곧바로 답글이 들어오는 걸 제가 읽어드렸더니 어머니 마냥 신기해합니다.
'그 먼 데까지 보냈는데 어떻게 그것을 벌써 받았다냐?'
아무튼, 오후엔 경로당에 가지고 가서 그 사진 자랑한다며 예쁘게 뽑아달라고 했거든요.
해서 프린터를 돌렸더니 맨 처음 첫 장은 그런대로 볼만했는데 그다음부터는 차츰 더 심하게 빨간 줄이 생기더라고요.
몇 번을 뽑아봐도 역시나 그 줄이 없어지지 않습니다.
잉크가 없어서 그런 줄 알고 카트리지에 주사기를 박아서 좀 더 집어넣어도 봤지요.
그것도 급하게 서두르니까 빨간색은 몇 방울 들어가지도 못하고 넘쳐버렸답니다.
아무튼, 어떻게 해도 용지에 나타난 줄이 사라지지 않았어요.
나중에 동생이 퇴근해 들어오니까 그걸 보여주면서 동생 프린터로 뽑아달라고 했더니 그 프린터에서 한참이나 시간을 잡아먹더니 나오는 결과가 백지장이지 뭡니까?
그래서 인터넷 쇼핑몰에서 사면 택배비가 들어갈 테고 하여 우리 마을을 돌기로 작정했지요.
다음 지도를 빌려서 잉크를 넣고서 검색했더니 오늘 날씨에 딱 어울릴만한 정도의 양(네 군데)으로 잉크 가게들이 반경 1킬로 남짓에 들었습니다.
그것을 뽑아서 휴대폰에 집어넣고서 자전거로 나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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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처음 들렀던 집은 충전 잉크를 파는 곳이 아닌 잉크를 충전해주는 그야말로 리필잉크 전문점이었습니다.
그래서 나와 다음 집으로 갔는데 그곳은 또 문이 닫혔더군요.
이윽고 세 번째 집에 들어갔는데 그곳엔 제가 바랐던 리필잉크(충전잉크)뿐만 아니라 정품잉크도 파는 곳이었답니다.
가게 주인인 아주머니께 거기 들어온 사정이야기를 하다가 아직 집에는 리필잉크가 조금 남았는데도 들리게 된 결정적으로 이유가 그것 줄이 생기는 문제 탓에 들렀다고 그랬답니다.
그랬더니 주인아주머니 말씀이 그렇네요.
프린터에 줄무늬가 생기는 것은 잉크양이 적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카트리지의 노즐에 이상이 있어서 그런답니다.
또 하나는 줄무늬 생기는 이유가 그 탓이기에 잉크를 새 놈으로 갈아 끼워도 역시 줄무늬가 없어지진 않는다는 겁니다.
그 얘기를 듣고 나니까 당장 살 것이 아니라 동생하고 타협해보고 결정함이 옳겠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지금 프린터 말고 예전에 쓰던 다른 컴퓨터에서도 줄무늬가 생긴 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는 프린터 회사에 문의했더니 그쪽에서 보낸 답신엔 이런 식의 처방을 내리더라고요.
마른 노즐이 충분히 젖게끔 프린터를 켜놓고서 하룻밤쯤 재우라는 겁니다.
그러기 전 미리 다른 방식으로 노즐을 풀어주는 걸 병행하는 건 물론이었고 말입니다.
그랬더니 그렇게도 선명했던 줄무늬가 신통하게도 없어지는 거였답니다.
대신 프린터가 고물이라서 그랬던지 화질이 안 됐던 건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고 말입니다.
그 시절이 잠깐 스쳐왔기에 아주머니한테 양해를 구하고 나중에 다시 들리겠다고 약조하고서 돌아오던 길입니다.
결국, 아주머니가 했던 그 한마디 탓에 준비했던 또 다른 집엔 가보지도 않은 채 돌아왔네요.
그렇게 나와서 큰길의 네거리에 이르렀을 때 마침 신호등이 진행 불로 바뀌었답니다.
'앗싸 이게 웬 떡이냐!'
그렇게 건넜는데 건너와서 대략 10여 m쯤 그곳을 벗어났을 무렵 제 눈에 그것이 들어옵니다.
'쓰레기통!!!' 길거리의 쓰레기통이 말입니다.
'아니 저것이 뭣이더냐!!!'
'야호~ 길거리에서 쓰레기통을 만났다!!!'
얼른 브레이크를 잡고서 자전거 돌려세웠지요.
너무나도 반갑습니다.
'이 좋은 기분 뭔가 증표를 남겨야겠는데… 뭐로 할까? 옳지 여깄구나!!!'
아까 세 번째 집을 들어가기 직전에 가로수에서 뭔가가 떨어져서 제 머리를 툭 지는 게 있었답니다.
그게 바로 은행입니다.
바닥을 보니 야트막한 물구덩이에 방금 떨어진 놈을 보태어 두 개가 나란히 있습니다.
그래서 그걸 건져서 자전거 짐받이 위로 아주 비좁은 움푹한 곳에 놓았었거든요.
제가 엄청나게 느린 속도로 최대한 조심해서 운전한다고 하긴 했었지만, 인도의 울퉁불퉁한 곳에서의 그 진동은 다 잡지 못했나 봅니다.
그 쓰레기통 옆에서 자전거에서 내려 짐받이를 보니까 하나는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도 않고 달랑 하나만 남았습니다.
오물오물해서 씨를 발라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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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 쓰레기통 5년만인지 10년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쓰레기통도 제가 버린 은행알에 크게 만족했을 겁니다.
살이 도톰한 그것 껍질을 질겅질겅 씹으면서 집으로 들어왔답니다.
마침내 퇴근해서 들어온 동생한테 잉크 이야길 했더니 녀석이 그럽니다.
'내일(10월 9일 한글날)이 인제 쉬는 날이 됐더구먼!'
'회사에 안 가니까 그 자리에 같이 가보세~'
그런데 정품잉크가 너무도 비쌉니다.
물론 비싼 만큼 그 가치를 해내는지 그건 또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어쨌든 잉크 공장사장님들!
잉크값을 조금만 더 내려주세요!!!
솔직히 그놈의 잉크값이 높아서 놀고 있는 프린터 엄청나게 많을 겁니다.
안 돌리면 고장 나고 고장 나면 또 수리하고…
대한민국 사람 모두가 우리 글 한글을 일어나 중국어 심지어는 머나먼 타국인 영어만치도 사랑하지 않는 걸 보면 속 쓰립니다.
그리고 일본어식 표현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저처럼 50대에 든 사람이나 더 많이 먹은 분들은 살면서 배운 대부분의 표현이 일본식이라서 무심코 쓰는 그런 말들이 잘못된 표현이라는 걸 깨달을 수 없거든요.
예를 들면 나라 밖에 나가는 것을 대한민국 언론 대부분도 그렇게 표현하잖아요.
'해외로 나간~', '해외에서 뛰고 있는~', '해외에서 본 우리의~'
우리나라가 무슨 섬나라입니까?
설사 제주도 사람이라고 해도 서울에 들어왔을 때 해외에 나갔다고 말하진 않을 것입니다.
그냥 '나라 밖~'이나 겉멋이 들어서 괜히 유식한 체하려면 '국외~'라고 써도 충분할 것을 왜 하필이면 왜국의 표현을 아직도 못 바꾸고 있는지 안타깝습니다.
심지어 어떤 놈들은 일제가 있었기에 한글이 살아났다고 떠벌리는 참으로 기가 차고 똥이 차는 우라질 놈이 있기도 합니다.
이번에 맞는 우리의 한글날이 과거 일본에 빼앗겨버린 우리의 글·문화·정신 그 모든 걸 되찾아오는 시발점이 되었으면 좋습니다.
'자~ 지금부터 다시 대한민국 만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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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로 이 포스트에는 몇 개의 그림이 들었습니다.
인터넷 환경에 따라서 그것 그림과 만나는 시각이 다를 거에요.
만약에 약간 기다려도 보이지 않을 경우엔 사진 표시에
오른 마우스를 누르고서 팝업되는 메뉴에서 '사진 표시'를 눌러보세요.
그림 '속성'을 떠서 주소 줄에 넣고 때려도 볼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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