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평 드들강으로 스치는 바람을 보고 오다. ‡
지난 토요일(2013-08-17)에 그랬습니다.
막냇동생이 심심했던지 어디 가서 바람 좀 쐬고 오자고 그러네요.
그러면서 부안에 있는 채석강이 어떠냐며 묻습니다.
곰곰이 생각하니 거기는 너무도 멉니다.
광주에서 한 시간도 넘게 걸릴 거리지요, 거기다가 오가면서 날려버릴 기름값은 또 오죽하겠습니까?
그래서 그간 살면서 한두 번쯤 나다녔을 근거리를 열심히 스캔해 봤답니다.
광주 근교에 가볍게 나다닐 만한 곳이 몇 군 데 있기는 있었는데 막상 출발하려고 그러니 퍼뜩 떠오르지가 않습니다.
그렇게 2~3분을 더듬었는데 문득 '남평의 드들강'이 떠올랐지요.
거기로 가기로 하고 집을 나섰는데 동생에겐 초행길이라서 그런지 내비게이션이 달리긴 달렸어도 너끈하고 아주 활달하게 찾진 못하고 약간은 긴장하면서 찾아갔답니다.
저도 거기를 찾으면서 어렸을 적(고등학교 다닐 적에) 친구들과 쏘다니면서 저렴하게 빌린 자전거로 하이킹했던 그 코스들(남평 드들강, 담양의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등등)이 뇌리에 와 닿더라고요.
물론 도로 사정이야 그 당시(80년대 초반)와 천차만별로 달라졌기에 도로나 주위 경관만으론 도저히 그 시절에 접목할 순 없었지만, 그때의 추억만큼은 지금도 고스란히 남아서 그 시절이 되새겨 졌지요.
- 제 막냇동생입니다. -
- 드들강이 건너다보이는 그늘진 곳에 사진 박으려고 잠시 앉아 봅니다. -
- 그것이 너무나도 빈약하긴 하지만, 그래도 명색이 저놈 홀로 선 독야청청 배경이 아니리오. -
- 날씨가 원체 더워서 그런지 강물도 미적지근하더라고요. -
- 얼굴로 보나 재능으로 보나 막냇동생이 저보다 훨씬 낫습니다. -
그날 드들강에 들르긴 했는데 막상 차에서 내리면서부터 후회막급입니다.
군데군데 그늘이 있어 좋긴 했는데 막상 앉으려고 보니 덥석 앉을 수가 없는 겁니다.
자칫 잘못했다간 바지고 어디고 풀물 들 것이 뻔하니까 말입니다.
그날이 언제가 됐든지 집 밖을 나설 땐 반드시 자리 깔개를 준비하고서 떠났어야 했다는 걸 그때는 깜빡 챙기지 못했던 걸 후회했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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