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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계 ♬

 

검색엔진 다음에서 들어가 뭔가가 들어왔는지 살피다가 별것도 없기에 어물쩍거리던 중 카페를 눌렀답니다.

가입한 카페가 다섯 손가락으로도 다 못 꼽을 만치 적은데 정말 카페마다 어느 곳에도 방문 전과가 미약하지요.

오늘은 큰맘 먹고 하나를 골라 들어갔지요.

거기 바로 카페 '공지영 문학관'이라는 카페입니다.

그런데 막상 들렀기는 해도 미리 준비한 것이 없었으니 당연하겠지만, 당최 제가 할 일이 없는 거 있지요.

언제 거기 가입했는지도 몰라 '내 정보'에서 '내가 쓴 글'을 찾아 맨 처음 쓴 글로 유추해 봤더니 다음 달 4월 23일이면 가입한 지 꼭 3년째가 되는 날이 되겠습니다.

더는 뭐를 할 것도 없고 해서 다른 사람이 쓴 글 중 댓글 부분을 쭉 따라가 읽는 중이었답니다.

어느 순간에 갑자기 이 노래 가사는 불분명하겠고 가락이 마구 스치는 겁니다.

'♬ 사람 사는 세상이 돌아와~ 너와 내가 부둥켜안은 채 ♬'

'아~ 그 사람들 뭐 하고 살까?'

아. 벌써 이십 년 세월도 훌쩍 지나가 버렸네요.

80년대 말에 시작하여 90년대 초 그 당시 직장에서 팽개쳐지기 전까지 참 많이도 쏘다녔지요.

'노조 만들었다는 이유'로 또는 '노조가 파업한다는 이유'로 대부분 사장이 초강수를 들고 나왔습니다.

'폐업'이랄지 '직장폐쇄'가 그것이었는데요, 이것들 하는 짓거리 상당 부분은 행정관청하고 짜고 치는 '위장폐업'이거나 '노동자를 위협하기 위한 꼼수'였던 게 사실입니다.

거기 농성장으로 달려가 보면 농성자 다수는 또 한결같이 여린 여성노동자가 많았습니다.

짧게는 며칠에서 길게는 몇 달까지 사업주가 '위장폐업, 직장폐쇄'를 철회할 때까지 그 자리 함께하려고 애썼던 시절입니다.

그 기나긴 시간 지루함을 달래고자 또 불법 부당한 공권력의 무단 침탈에 강해지고자 놀이도 많이 하고 노래도 많이 했건만 세월이 장땡이라고 지금 기억나는 건 거의 없고 모두 사라져 버렸네요.

그런 노래들 다수가 당시의 사회과학적(?) 표현으로는 'NL 계열'의 노래이기에 'PD 계열'에 속했던 제 코드하고는 안 맞을 거로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더라고요.

음악에는 특수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떤 이념이나 관념하고는 별 상관도 없는지 그런 노래들이 귀에 착착 달라붙었으니까 말입니다.

더군다나 우리 어깨동무나 팔짱 끼고 대치하여 부를 때는 이글이글 분노의 눈물 다 함께 글썽이기도 했었답니다.

이쯤에서는 이미 카페 '공지영 문학관'을 빠져나와 이 노래가 어딨는지 사방팔방을 찾아 헤맸네요.

노래 제목이 '어머니'였고 노래도 찾아냈습니다.

그리고 그 당시 노동조합 만들고 초기에 자주 불렸던 노래로 '파업가'와 '사계'를 비롯해서 비장한 노래이기도 한 '임을 위한 행진곡'까지 찾아냈습니다.

지금 들으시는 이 노래는 그 두 번째 노래로 구로공단의 전태일 열사 그리고 껌껌한 지하실 같은 공장에서 재봉틀 돌렸던 어린 여성노동자의 애환이 듬뿍 묻어나는 노래 '사계'입니다.

 

* 사계 *

 

빨간꽃 노란꽃 꽃밭 가득 피어도

하얀 나비 꽃 나비 담장위에 날아도

따스한 봄바람이 불고 또 불어도

미싱은 잘도도네 돌아가네

흰구름 솜구름 탐스러운 애기구름

짧은쌰쓰 짧은 치마 뜨거운 여름

소금땀 비지땀 흐르고 또 흘러도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

저 하늘엔 별들이 밤새빛나고

 

찬바람 소슬바람 산 너머 부는 바람

간밤에 편지 한장 적어 실어 보내고

낙엽은 떨어지고 쌓이고 또 쌓여도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

흰 눈이 온세상에 소복소복 쌓이면

하얀 공장 하얀 불빛 새하얀 얼굴들

우리네 청춘이 저물고 저물도록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

공장엔 작업등이 밤새 비추고

 

빨간 꽃노란 꽃 꽃밭 가득피어도

하얀 나비 꽃나비 담장위에 날아도

따스한 봄바람이 불고 또 불어도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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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중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