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쓰는 편지 공모 당선작 → 잔잔하지만, 감동이 있는 꽃나무가 되자.
있는 힘을 다해 꽃을 피우고 자신을 속속들이 다 보여준 후, 그다음에는
미련 없이 모가지를 똑- 떨어뜨려 버리는 동백꽃을 볼 때마다 이상스럽게
고개가 저어지곤 했다. 사람 마음이라는 것이 원래 앙큼한 데가 있는 걸까-
조금은 은근하고 보여줄 듯 말 듯이 한 송이 두 송이 꽃 피우는 걸 바라볼 때는
신기하고 고맙고 반갑고, 그 꽃이 질 때에는 애가 타기까지 하지 않은가 말이다.
그런데 오늘 밤길을 걸으며 문득. 저 동백나무가
내 모습과 닮아 있는 것 같은 생각이 슬며시 고개를 들었다.
받아들이는 이의 마음이야 어떻건 나의 만족감만으로 상대에게
내 마음을 있는 대로 모두 보여준 후에
그가 나의 지나친 오픈에 놀라 뒷걸음칠 때 상처받은 듯
활짝 열었던 마음을 그냥 포기하고 버려버리는. 그렇게 생각하니
괜한 동지애 같은 것이 불쑥- 솟아올라 동백나무의 저 뜨거움과 열정이
그리고 미련 없이 과감히 추락하는 저 용기가 멋있게 느껴진다.
동백나무야- 우리, 조금은 은근해지자. 너무 다 보여주진 말고,
잊어갈 때쯤, 익숙해 질 때쯤 한 송이 한 송이 멋지게 피워서
풍성하다는 말은 들을지언정 헤프다는 말은 듣지 말자.
우리, 잔잔하지만 감동이 있는 꽃나무가 되자.
- [2011년 마음에 쓰는 편지 공모 당선작] 정재연님의 글입니다. -
[작가평]
사람을 향한 마음만큼 예쁜 것도 없고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사람 마음임을 알지만,
내 마음이 상대나 다른 누군가에게 부담이 된다면
스스로 마음을 다스릴 줄도 알아야 합니다.
살다 보면 표현이 필요한 순간도 있지만, 늘 모든 것을v
표현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격하지 않은 표현으로도
다른 이의 가슴에 잔잔한 여운을 남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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