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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니뭐니해도 제 침실 최고의 에너지연대입니다.

 

밤늦은 시각 아니지 밤을 통틀어서 잠자는 시간보다 깨어 있는 시간이 더 많습니다.

잠들지 않고 노닥거리는 시간에는 주로 컴퓨터에 앉아 있는 게 일상사가 돼 버렸습니다.

저처럼 원하지 않는 미취업자나 타의에 의해 해고되어 사회로부터 투명인간으로 환생한 대다수는 아마도 처지가 비슷할 걸요.

어쨌든…

침실에는 40촉 형광등이 있는데 그것이 켜지는 경우는 한해 걸러 몇 차례 없지요.

제 침실구조를 모르는 사람이 들어와 불을 켰을 때가 에너지 소비가 많은 40촉 형광등이 어쩔 수 없이 켜지는 상황이고요, 다른 경우는 설이나 추석 등의 명절이면 제가 의도적으로 켜놓거든요.

그밖에는 꽤 오래전부터 11촉 형광등을 켜고 있었지요.

그런데 이마저도 얼마 전부터는 무리하다 싶더라고요.

그래서 특별히 모니터에 집중할 필요가 없는 시간대가 더러 있거든요.

예를 들면 게임(예. 펑고바둑)할 때나 야릇한 그림(12금) 같은 걸 볼 때는 어지간히 어두워도 또 제대로 못 봐도 손해 볼 거 없는 시간대니 그런 시간대에는 11촉짜리 형광등이 들어간 자리에 5촉 전구로 갈아끼곤 했었답니다.

그것이 에너지를 아끼는(전기세 줄이는) 최고의 수단이었는데 이게 무척 번거롭더라고요.

바꿔 달다가 하마터면 뜨거워서 떨어뜨릴 뻔도 했었고요, 어떨 때는 몸이 안 풀려서 실수할 뻔한 적도 있었거든요.

벌써 한 달쯤 전부터 계획했었습니다.

'전구가 들어갈 수 있는 소켓을 몇 개 더 달자!'

드디어 오늘 그 계획을 실행했답니다.

소켓이 있을 만한 가게와 철물점을 뒤져서 마침내 딸각딸각 켰다가 끌 수가 있는 소켓 다섯 개를 샀답니다.

한 개에 천 원씩 하는데 처음엔 집에 달아진 것도 두 개니까 두 개만 사려고 맘먹었다가 가격을 묻고는 아예 다섯 개를 사버렸답니다.

집에 와서 그것을 달면서 그렇게 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지 뭐에요.

왜냐면 애초에 달아진 소켓 둘 중 한 놈은 스위치도 없는데다 선은 또 통통한 단선으로 된 아주 무식한(?) 놈이었거든요.

연결선도 기존 선에다 고장이 나서 버려진 휴대폰 충전기선을 끊어서 병렬로 연결해 두 개를 만들었답니다.

 

 

하나는 컴퓨터 있는 쪽에 다른 하나는 잠들기 직전에는 텔레비전도 가끔 보니까 텔레비전 쪽으로 배치하여 걸었습니다.

여섯 시가 넘어서니까 꽤 어둡네요.

드디어 제 침실에서 최초로 엄청난 에너지연대가 작동할 시간이 됐습니다.

앗! 메인 스위치를 넣었는데 어둡습니다.

아까 5촉짜리가 켜지게끔 해놨었던지 어둡기에 얼른 꺼버리고 11촉 형광등 소켓 쪽 스위치를 돌렸습니다.

훤하고 좋습니다.

지금의 이 전등은 뒤쪽 침대 위에 달아둔 또 다른 전등과 함께 뭐니뭐니해도 제 침실 최고의 에너지연대입니다.

 

Posted by 중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