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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무늬가 찍힌 프린터를 잡으면서 깨닫습니다.

 

프린터를 오래전부터 몇 개나 갈아치우면서 지니고는 있지만, 그거 일주일에 아니 한 달 걸러 한두 번 써볼까 말까 할 정도로 그 사용 빈도가 낮습니다.

그것도 또 결정적인 순간에는 잉크가 말라서 아예 백지로 나오든지 나온다 해도 드문드문 희미하게 찍혔기에 아예 안 보니만 못할 때도 있었답니다.

그 순간의 짜증과 곤란함이 쌓이다 보니 프린터도 일찌감치 몇 개를 망가뜨려야 했었답니다.

나중엔 좀 더 효율적으로 유용하게 써보자는 취지로 카트리지에 잉크 무한 공급이 가능한 '잉크 무한 공급 세트'를 구하게 되었지요.

그것만 있으면 모든 게 다 풀릴 줄 알았는데 인쇄할 일이 드물다 보니 이 또한 완벽한 대안은 못되더군요.

 

 

 

요 며칠 전에 있었던 일인데 그날 묘하게도 뭔가를 프린터 하고 싶었답니다.

그런데 요번에도 예전에 그랬던 거처럼 드르륵 뭔가가 인쇄되는 듯했지만, 실제로 빈 종이를 내뿜었답니다.

부랴부랴 리필도구를 꺼내고서 손바닥에 잉크 묻혀가면서 카트리지에 잉크를 주입했었거든요.

잔뜩 기대하고서 원하던 그것을 프린트했는데 컬러를 제대로 뽑지 못하고서 떡칠이 되어 나왔답니다.

그전에 빨간색 잉크 넣을 땐 얼마나 말랐던지 거의 전부가 넘쳐 버린 걸 억지로 넣으려고 했기에 전혀 이해할 수 없었던 건 아니지만, 떡칠이 심하기에 속이 많이 상했었지요.

난생처음으로 프린터를 켠 채로 하룻밤을 묵고서 다음날은 카트리지 밑에 흘러나온 건 깨끗이 닦아내고 다시 인쇄해 봤습니다.

다행스럽게도 그 떡칠은 사라졌지만, 요번엔 문제의 빨간색은 보이지도 않고 또 계속하여 줄무늬가 찍힌 겁니다.

빨강 잉크 넣을 때 넘쳤던 걸 생각해서 아주 조심스럽게 빨강을 집어넣었지요.

그러고서 뽑으니 사방이 아에 빨간색 위주로 도배가 되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줄무늬가 나오는 겁니다.

자세히 살피니 이번엔 노란색이 안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안 되겠다. 카트리지를 요번 기회에 대수술하자!'

그렇게 맘먹고서 카트리지 두 개(컬러 - 빨강, 파랑, 노랑, 흑백 - 검정)를 몽땅 꺼냈습니다.

그리고는 리필 홀더에 고정해 놓고 꽁무니에 주사기를 넣어서 잉크를 몽땅 뽑아버렸습니다.

빨리빨리 나오지 않기에 시간이 무척 더디더군요.

마침내 한방울(?)도 남기지 않고 모두 뽑았습니다.

그러고서 빈통이라고 생각되는 카트리지를 흔들어봤더니 안에서 소리가 나는 거 있죠.

마치 잉크가 출렁이는 거처럼 소리가 났습니다.

그것이 뭔지는 몰라도 출렁이는 그 소리 정말 듣기가 좋았답니다.

그건 그렇고 다시 카트리지에 잉크를 넣기 시작했지요.

주사기 네 개를 한번에 꽂고서 아주 천천히 밀어넣었답니다.

그렇게 하고서 프린트했더니 3색이 모두 나오긴 했어도 여전히 빨강이 좀 짙었고요, 노랑은 옅으면서 줄무늬가 보이더라고요.

일단 3색이 모두 나왔다는 거 자체가 희망이되어 기분이 좋았습니다.

주사기에 노랑색을 다시 넣고서 카트리지에 아주 천천히 또한번 먹였습니다.

또다시 켜진채로 하룻밤을 묵혔습니다.

다음날 프린트했더니 줄무늬가 거의 사라졌네요.

아직은 노란색에 붉은빛이 조금 섞였지만, 예닐곱 장을 더 뽑고 나니까 줄무늬 제로에다 각 색상도 거의 원형을 찾았습니다.

제가 물방울 달린 붉은 고추 사진이나 과일샐러드 요리 사진을 뽑았는데 너무도 선명해서 버리질 못하겠더라고요.

인제 마칠게요.

결론지어서 프린터의 줄무늬는 카트리지에 잉크공급이 부족해서 그럴 수도 있다고 확신하면서 맺습니다.

줄무늬를 비롯한 여러 가지 문제를 풀고자 프린터와 꼬박 사흘 밤낮을 한판 붙었네요.

이중 삼중으로 프린트했으면서도 버린 A4용지가 열 장도 넘었을 겁니다.

인제부터는 다시는 그런 일 없도록 프린터에 관심 좀 둬야겠습니다.

여러분! 잘 자요~

Posted by 중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