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함이 가지는 좋은 면
정말이지 나는 잡념이 많아요.
학생 때 수업시간, 제대로 들은 적이 거의 없어요.
선생님의 말 한마디에서 어던 상상이 시작돼버리면
그때부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어딘가로 나를
데려가 버리죠. 신부님 설교도 마찬가지예요.
제단을 바라보며 얌전히 듣고 있지만 머릿속에는
딴 생각뿐이었어요. 이른바 분심. 그런데 그거 아세요?
잡념이 많기 때문에 지루함을 별로 모른다는 것.
잡념은 장거리 여행이나 긴 강연을 들을 때,
심지어 달리기를 할 때에도 도움이 된답니다.
장시간 비행기 탈 때도요.
- 은희경 <생각의 일요일들> -
흔히들 생각하는 잘못된 행동이나
본인에게 있는 결함들도, 그 이면에는
좋은 면이 있습니다. 어떤 한가지를 제대로
하지 못함으로써 다른 한가지를 잘할 수도
있고, 또 다른 이득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내가 가진 결함들에 비관하지만 말고
결함이 가지는 좋은 면들을 찾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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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처음 대할 땐(11-09-05 (월) 03:20:19) 다른 모든 일상에서의 느낌처럼 시큰둥했었지요.
그런데 나중(2011-09-05 오후 8:04)에 다시 보니 뜻밖에도 새로움으로 다가섭니다.
너무도 잡념이 많아서일까요?
말 그대로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다 보면 정작 어느 시점에 이르러서는 그 처음도 까먹고는 완전히 다른 틀에 들어서곤 했었으니까요.
오늘 낮에 휴대폰이 울렸는데 그 번호가 062로 시작되는 번호였지요.
'062면 어디지, 전라남도 아닐까, 도대체 누구지, 스팸 아니야?'
이렇게 종잡을 수 없는 의구심이 계속 이어지는 중에도 벨 소리는 멈추지 않습니다.
스팸이라면 금방 그치거든요.
그래서 받았지요.
정말 뜻밖으로 얼마 전에 갑작스럽게 녀석의 선친께서 고인이 되셨기에 내려가 만났던 어렸을 적 친구로부터 걸려온 전화입니다.
나누는 중에 062가 전라남도가 아니라 제가 사는 광주의 지역번호란 것도 가르쳐 주네요.
광주에 사는 누군가로부터 집 전화를 휴대폰으로 받은 적이 거의 없었기에 그 번호가 전남인 걸로 착각했었지요.
걔가 하는 본업 말고도 다른 일도 하는데 같이 해 볼 생각 없는지 묻습니다.
'응. 술이나 한두 잔 같이 하는 거 말고 사기 치는 일. 그런 거 나 안 해!'
나도 모르게 대뜸 그런 농담이 튀어나옵니다.
통화하기 직전의 스팸에 대한 거부감 탓이었는지 그렇게 엉뚱한 농이 쏟아져 버렸지요.
농담할 분위기는 아니었고 녀석은 꾀나 진지한 말투였는데 이미 쏟아버린 물 얼른 주워담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으니…
머잖아 제 사는 곳에서 얼굴이나 보자는 말로 마무리했지만, 녀석이 친한 벗이라 할지라도 그렇게 경솔하게 마구 대했던 그것이 몹시 후회스럽습니다.
친구야 미안하다. 일감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따질 일이고 먼저 유치한 농으로 네 맘 상하게 했을
경솔함을 사과할게. 정말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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