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C 조립' 알고 나면 별것도 아닌 걸 괜히 겁먹었구나! ♬
어제 컴퓨터 덮개가 택배로 들어왔을 때만 해도 솔직히 조금이라도 걱정했었던 게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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뜯어 보니까 그 내용도 아주 부실한 종잇조각 하나가 조립 설명서 들었더군요.
제가 조립하기 전에 가장 걱정했던 부분이 '시동 버튼 부위'의 선 배열이었는데 그 부분은 들었기도 않지 또 하나 '머더보드' 조립 부분도 빠져있고 세 살배기 애들도 해낼 것 같은 '시디롬'이나 '하드디스크' 부착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었으니 더 보고 싶지도 않았답니다.
그래서 던져 놓고서 눈치코치로 조립에 들어갔는데 맨 처음 켰을 때는 전원에 불이 들어오긴 했어도 시동이 안 걸리는 겁니다.
사실 그럴 만도 했지요.
쓰고 있던 기존 덮개는 '전원 공급 장치'가 위 그림에서 보시다시피 위쪽에 달렸었는데 새로 들어온 덮개는 아래쪽에 넣게끔 설계됐더라고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아래쪽으로 끼웠더니 머더보드의 'CPU'에서 나온 전원선이 짧아서 꽂을 수가 없었던 거예요.
거기다가 'USB 연결 잭'있어야 서로 간에 쉽게 연결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그것도 없었고요.
그래도 어떻게 해서든 컴퓨터를 켜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임시방편으로 조였던 머더보드를 풀어서 CPU 전원선이 꼽히게끔 가까이 당겼답니다.
덮개에서는 그렇게 당기고도 마우스나 랜카드 들어갈 수 있게끔 막혔던 '베이' 하나를 들어냈지요.
그리고는 여기서 가장 중요한 '머더보드에서의 합선'을 방지하기 위하여 보드 밑으로 연질 시디 곽 몇 개를 포개 넣어서 금속판과 닿지 않게끔 아슬아슬하게 컴퓨터를 뉘었답니다.
이렇게 해서 CPU 전원선이 머더보드에 꽂혔지요. 그리고 컴퓨터에 전원을 넣고서 시동 버튼을 누르니까 기분 좋은 음향과 함께 컴퓨터가 켜지는 겁니다.
그런데 모니터에 정상적인 모양새가 아닌 아주 특별한 내용을 내보냈지요.
아무 키나 눌러 달라는 겁니다.
제가 일상에서는 쓰지도 않을 하드디스크 두 개를 더 연결해 버렸기에 '시모스' 환경을 설정했어야 하는 그런 상황이었고 또 하나는 컴퓨터 켜는 거에만 치중했기에 아직 키보드나 마우스도 연결하지 못한 상태였었거든요.
또 머더보드가 정상적인 위치에 자리하지 않았었기에 그것들 끼우기도 매우 곤란한 상황이었던 게 사실입니다.
어쨌든 전원 스위치 자체를 꺼서 컴퓨터를 끄고는 하드디스크를 한 개만 연결하고 나머지 두 개는 전원선과 데이터 선을 빼버렸지요.
그리고 키보드와 마우스도 꽂고서 다시 시동을 걸었답니다.
이번엔 키보드가 꽂혔으니 켜지는 순간에 시모스를 상황에 맞게 설정했네요.
그랬더니 드디어 처음으로 컴퓨터가 제 모양새를 내보냈답니다.
감격했습니다.
그러함에도 컴퓨터가 아주 위험스럽게 엉거주춤한 자세로 있으니 어서 빨리 정상으로 되돌리고 싶더라고요.
동네 수리점에서 덮개 하나 가는데 십만 원이나 달라고 했으니까 이번에 들인 덮개 값 3,5000원에서 조금 더 들어가면 어쩌랴 싶기에 확인하려고 했었답니다.
아차! 그런데 랜 선이 아직 안 꽂힌 상태였지요.
그래서 엎드려서 조심조심 극도로 조심해서 마침내 랜 선을 덮개 한쪽의 그 좁은 틈바구니에 꽂았답니다.
그리고는 살금살금 컴퓨터 책상 비좁은 틀에서 아스라이 마우스 돌려 인터넷에 접근했지요.
그렇게 해서 본 글은 써내지도 못하고 겨우 이전 글에 댓글을 달았던 겁니다.
그리고는 여기저기를 한참이나 살핀 뒤 즉시 주문했지요.
반드시 필요하겠다 싶은 'CPU 전원선'과 'USB 연결 잭'을 말입니다.
2
그렇게 주문하고선 컴퓨터를 껐는데 뭔가가 아쉽다는 생각이 확 스쳤습니다.
'그래 전원공급장치 다른 걸로 바꿔보면 어떨까?'
제 방에는 예전에 쓰던 컴퓨터에 달렸던 중요한 부품 여러 가지가 몇 개의 상자에 담겨있어요.
수리할 때마다 그것들 열어서 점검해 보곤 하거든요.
덮개가 막 들어왔을 땐 오로지 그걸로 다 할 줄 알았었기에 다른 길은 상상도 못 했답니다.
인제 와서 뚜껑을 열고 보니 어느 정도 길이 보였습니다.
완벽하진 못했지만, 그래도 머더보드 제자리에 둔 채로 CPU 전원선을 꼽을 만큼은 되었거든요.
USB 연결 잭도 기존에 쓰고 있었던 'USB 연결선'을 뽑아다 연결해 써도 되었습니다.
새로 산 덮개에 딸린 'USB 포트'가 이제는 훨씬 멀쩡하게 작동하니까 이제는 다른 곳에서 길게 연결해 써야 했던 그런 거로부터의 여유분이 생긴 겁니다.
밤새 그것들 조정하고 나니까 피곤이 밀려들더라고요.
또 오늘은 새해 들어서 처음으로 '해맞이'를 하기로 한 날이니까 늦잠 자서도 안 되겠기에 네 시쯤에 곧바로 잠이 들었지요.
그러고는 일어났는데 여덟 시가 다 되었습니다.
부리나케 창문을 젖혔는데 아직 아침 해가 오르지도 않았더군요.
오히려 해 오를 자리가 구름으로 범벅입니다.
안으로 들어와서 드디어 조립안내장을 다시 봅니다.
그리고는 어제 조립하면서 궁금해했던 이상한 나사의 정체를 알아냈지요.
덮개 위쪽으로 난 환풍기를 덮는 필터를 고정하는 나사들이었더군요.
그러면 '필터'가 들었어야 무슨 얘기가 되는데 필터도 없이 나사만 있으니 저로선 당연히 깜깜했을 수밖에 없었지 않을까 생각했지요.
3
그나저나 인제 피시 조립에서 궁금할 건 더 없을 것 같습니다.
시동 스위치고 뭐고 어지간한 건 죄다 거기 이름이 써졌기 때문입니다.
억지로 조금 아쉬웠던 점을 꼽으라면 조립안내장이 너무도 부실했다는 그것 그런 정도겠네요.
4
오늘 아침도 햇살이 어정쩡하네요.
저 녀석 저러는 것 보면 저한테 감정 있는 것도 같은데 속 깊은 제가 참아야지 어쩌겠어요?
한마디 했다간 내일부터 아예 올라오지도 않을 놈이니까 참아내고 내일 아침을 다시 기다려 보겠습니다.
어쨌든 햇살아.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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