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면대에 이 물 그냥 버리긴 너무 아깝잖아! ‡
새벽까지 뭐하느라고 그리도 고단했던지 아니면 벌써 노환이 당도한 탓인지 그것은 모르겠네요.
아무튼, 매우 늦은 시각에 잠자리에서 일어났지요.
이부자리를 개 넣고는 화장실 들어가서 세수하던 중이었는데 문득 스쳤습니다.
'그래 지금 하자!'
실은 오래전부터 거기서 뭣하거나 세면대에 있던 그 잔량!
그거 그냥 버리기나 너무도 아까운 거였답니다.
오늘 새벽 화장실에 들어가서 이리저리 살폈더니 특별한 작업할 것도 없이 간단하게 해낼 것도 같더라고요.
=== '앗! 거기 구멍???' -- 이 부분 이야긴 나중에 하겠습니다. ===
그 방법이 뭣이냐 하면 세면기 팝업(배수조절 밸브)과 벽면의 배수관 사이의 연결관만 풀어서 살짝 돌리면 가능할 거로 보였습니다.
그때는 오밤중이고 저 자신도 몹시 졸렸기에 나중을 기약하고 잠들었던 거였거든요.
그렇게 잠들고서 느지막한 시간에 일어나서 세수하려고 들어갔던 찰나였는데 행동할 것을 깨달은 순간입니다.
평소에 실은 이보다 더 많이 받아서 세수하거나 어떨 때는 받지도 않은 채(팝업을 올려놓은 채) 세수할 때가 더 잦았지요.
오늘은 뚜껑을 닫고서 수돗물 나옴과 동시에 세수하는 중이었기에 아직은 밑바닥에 있는 겁니다.
또 이 시점에서 작업할 것을 깨닫기도 했었고요.
저의 위생(화장) 도구가 그대로 노출됐네요.
- 머리빗 두 개, 일회용 면도기 -
- 세숫비누, 치약, 칫솔 -
※ 세숫비누 용도
세수할 때는 거의 맹물로 세수하고 샤워할 때 주로 쓰지요.
가끔은 샴푸도 머릴 감는데 지금은 몇 달째 세숫비누가 대신 쓰입니다.
샴푸 살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어디서 들어왔는지 집안에 굴러다니는 세숫비누가 수두룩하기 때문입니다.
세면기 아래쪽인데 바로 앞에 수도꼭지고요, 그 뒤쪽이 제가 말하는 배수관입니다.
거기 왼쪽에 뭉툭한 부위가 세면대의 팝업과 연결한 조임 쇠 부위거든요.
그 자리 나사 풀어서 벽면에서 빼내고는 다시 옆으로 돌려서 끼울 생각이지요.
그런데 그거 연결부위 암나사 대개 굵었습니다.
오른쪽이 '파이프렌치'라는 것이데, 그놈 아가리 다 벌려도 안 되겠더라고요.
마침 제가 공구 통에서 몇 가지(파이프렌치, 바이스플라이어, 길쭉한 고무밴드 등)를 들고 나왔는데 거기서 '바이스플라이어(왼쪽에 보이는 공구)'를 쭉 풀었더니 마침 배수관 조임 쇠 풀기에 들어갔습니다.
꽉 조여진 것도 아니고 살짝 틀었더니 바로 풀리더군요.
풀어진 암나사가 보이시나요?
거기 암나사 밑으론 배수관끼리 서로 맞닿은 부위가 있는데 그 부분에 고무패킹이 들었으니 잃어버리지 않게끔 조심해야 했습니다.
작업하기 전부터 제 짐작이 그랬었기에 주의해서 작업했는데 오히려 그 고무패킹과 벽면 쪽에 달라붙었던 패킹이 난생처음 드러난 탓인지 끈적거리는 부유물과 찌꺼기를 생각 밖으로 많이 쏟았답니다.
마침 아직 세면대에 물이 그대로 남았기에 빼낸 고무패킹들과 배수연결관을 씻을 수 있었지요.
떼어서 씻어 놓으니 때깔이 좀 날 겁니다.
뗀 걸 다시 조였어요.
이번엔 물론 배수관이 벽면으로 향하지 않고 그냥 화장실의 노면에 보이게끔 노출해서 조였답니다.
아까 맨 처음 풀려고 했을 때의 고충(?)을 고려해서 이번에 조일 때는 맨손의 힘만으로 적당히 조였답니다.
이제 할만한 작업은 거의 끝났겠다.
세면대에서 나갈 물을 뭐로 받아야 할지를 생각하지 못해서 잠시 뜸들였답니다.
버린 물 아깝다는 생각이 먼저였었지 막상 버리지 않고 받아낼 그릇까지는 생각해 두지 못했거든요.
기본적으로 제가 손빨래(양말이나 속옷 등)할 때 쓰려고 세숫대야와 빨랫비누 정도는 늘 화장실에 비치되어 있기에 그걸 믿고서 염두에 두지 않았을지도 모르지만 말입니다.
'맞아! 쓰레기통!!!'
궁하면 통한다는 말이 요런 때에 적격인 듯싶습니다.
문득 아래층이 이사 가면서 두고 간 많은 살림거리 중에는 쓰레기통이 있었거든요.
그걸 막상 들고 오긴 했었는데 우리 집에서는 그 쓰임새가 없는 겁니다.
그래서 외진 곳에 틀어박아 있었답니다.
그런데 그 쓰레기통 안에는 물받이 통으로는 그만한 거 그 어디에도 없을 아주 적격인 플라스틱 통이 들었지요.
해서 그걸 쓰기로 맘먹은 겁니다.
어때요. 그림에서의 쓰레기통 알맹이 정말 죽이지요?
옆으로 돌아선 배수관이 보이신가요?
세면대의 물에는 작업하면서 나온 부산물 들이 지금은 가라앉아 있을 겁니다.
드디어 세면대에 남았었던 버려야 할 물이 배수 통(제가 이름을 붙였습니다.)으로 따라졌네요.
저 통에 적당하게 차오르거든 바로 변기의 물통에 부을 겁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언젠가 필요한 시점이 오거든 그 용도에 맞게 쓰이겠지요.
'아~ 껍데기는 가라!'
'신동엽' 선생님의 고매하고 드높은 시구에 나오는 '껍데기는 가라'가 아닙니다.
쓰레기통을 본래 놓였던 자리에 되돌렸을 뿐입니다.
거기가 우리 집 베란다인데 온갖 잡동사니가 다 모였네요.
얼마 전에 동생 컴퓨터의 모니터가 'LCD 모니터'로 교체되면서 'CRT 모니터'는 차마 갈 곳을 못 찾고서 아직 여기에 있습니다.
저거 버릴 때도 몇천 원에서 몇만 원까지 경비실에 내놓고 버려야 하거든요.
그리고 제가 비 오는 날 비옷으로 쓰는 우비도 거기 고상한 거치대에 걸려있네요.
이제야 생각납니다.
저거 쓰고 자전거 타고 나갔다가 하마터면 큰일이 날 뻔했었거든요.
처음 1~2분 사이엔 괜찮은 듯했었지만, 그 시간이 넘어서자 비옷 안으로 안개(입김?)가 끼어 앞이 보이지 않는 겁니다.
그 당시는 초저속의 운전으로 어떻게 벗어났지만, 절실했었거든요.
'집에 들어가면 얼굴 부위엔 기어이 구멍을 내놓고 말리라!'
그런데 지금 이 순간까지도 그때의 그 절박했던 상황을 잊어버리고 지냈었네요.
이 글 다 쓰고 나면 인제는 가위로 얼굴(눈·코·입) 부위를 도려내야겠네요.
'아차! 바이스플라이어'가 없는 사람은 어떻게 푸나?'
쓰레기통 껍질을 제자리에 돌려놓고서 돌아오면서 퍼뜩 떠오르네요.
'그렇지 고무밴드 감아서 돌리면 풀리겠구나!'
그렇습니다.
저는 저걸 이용해서 배수관과 배수 통 사이에 뭔가를 묶을 일이 생기면 쓰려고 가져갔던 것이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하니까 그걸로 그것 암나사가 풀리지 않았을 때 굳이 '파이프렌치'나 '바이스플라이어' 없이도 풀어낼 수 있었다는 걸 깨닫습니다.
그때는 거기까지는 솔직히 몰랐답니다.
저와 닮은 고무밴드는 여러모로 쓸 때가 많이 있지요.
가령 우유병이 안 열렸을 때 또는 손이 기름기 등으로 미끄러워서 다른 물건일지라도 열 수가 없었을 때 요긴하지요.
차량의 바퀴와 같은 특별한 상황을 빼고는 세상 나사 대부분이 같은 방향으로 조이거나(오른쪽) 풀리지요(왼쪽).
그러니 풀려고 시도할 때는 고무밴드를 왼쪽 방향으로 감고서 꽉 잡고서 왼쪽으로 돌리고요, 꽉 조여 놓고 싶다면 그 반대로 오른쪽 방향을 감은 뒤 돌리는 겁니다.
인제 맺어야겠네요.
이크 나중에 이야기 한다고 해 놓고선---
=== '앗! 거기 구멍???' -- 이 부분 이야긴 나중에 하겠습니다. ===
이거에 대해 글로 쓰려고 채비하는 중 불현듯 떠올랐습니다.
지금 화장실 벽면에 난 배수과 구멍이 뻥 뚫렸을 거 아니겠어요?
거기서 빼내서 화장실 내부로 향하게끔 돌려버렸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이 글 쓰고서 더 서둘러 치룰 일이 그자리 메꾸는 것부터해야 할 일인 걸로 추가 되었네요.
그럼 맺을게요.
여러분은 여러분의 수준에 맞게 치수관리하십시오.
4대강 사업처럼 한두푼으론 어림도 없는 사업이 될 수도 있겠고요, 또다른 방법으론 그거하면서부터 남는 장사가 있을수도 있겠습니다.
아무튼, 여러분의 구미에 맞춰서 알뜰한 치수사업 이루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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