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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해가 가기 전에 보고자 했던 내 꿈은 무산됐지만 ◑

 

어떻게 하든지 얼굴이라도 보고 와야지 맘이 편할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친구네 가게를 향해서 또다시 달려갔지요.

무작정 쳐들어가는 것도 무식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기에 그전에 몇 번이고 전화를 넣긴 넣었었지요.

가게가 아닌 친구 휴대전화기로 말이에요.

아무리 넣어도 받지를 않았거든요.

그래서 '이놈의 자식 만나기만 해봐라!' 그런 맘도 기실 조금 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마구(마구라는 뜻은 눈발이 많이 채인 자전거길에선 그놈의 길 포기하고 내려와서 위험(?)을 무릅쓰고 차도에서도 달렸다는 뜻입니다.) 달려갔더니 헐^^^

요번에도 또다시 보기 좋게 허탕치고 말았습니다.

친구놈 처형되시는 분께서 요번에도 아르바이트를 핑계로 나와 계시더라고요.

서로 이것저것 나누는 중에 중요한 사실을 알았네요.

그날이 친구놈 나와서 일해야 할 순번인데 무슨 사연인지는 몰라도 집에서 고꾸라져 자고 있다는 이야기며, 중요한 것은 그날로 가게를 접는 게 아니고 새해가 되어도 당분간은 계속할 거란 이야기였답니다.

그런 이유로 제 맘엔 여유(?)가 철철 넘쳤답니다.

그건 그렇다 쳐도 그날 처형되시는 분에게 제가 크게 실수하지 않았을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돌아오는 내내 그게 맘에 걸렸거든요.

돌아서서 나오면서 저도 모르게 무심결에 얼토당토않게 튀어나오고 말았답니다.

'누님~ 갈게요. 잘 있어요!'

한술 더 떠서 '누님~ 새해에 복도 많이 받으시고요~'까지 덤으로 얹어버렸으니 이런 몰염치를…

 

감히 푸릇한 여인에게 감히 누님(?)이라니?

제 나이 이젠 쉰둘이나 되는데 그러면 파릇하고 복스러운 얼굴이 쉰둘도 더 든 걸로 제가 여기기라도 했었단 말인가요?

정말이지 한 번도 그분의 연줄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또 한가지는 제가 이렇게도 많이 늙었다는 것도 시간 내서 생각해보지 않았었고요.

가끔 '이놈아 염색 좀 해라! 다 늙어빠져서 나보다 더 늙었다. 염색하거라!' 그런 이야기 어머니한테서나 들었지 그런 거에 대해서 고민해 본 적도 없기에 정말이지 맘에 걸리더라고요.

 

내일모레쯤에는 틀림없이 제가 그 자리에 가 있을 게 뻔하니까 그때 가서는 누굴 만나던 사실관계 확인하고서 그 불편한 진실을 부수고 싶습니다.

그리하여 사과할 일이 된다면 당장에 용서를 빌 것이고 웃어넘길 일이면 호탕하게 웃을 겁니다.

 

거기 가게를 찾아갈 때는 정말이지 오래간만에 옛길로 찾아갔었더랍니다.

집을 나설 때부터 길이 안 좋을 때를 대비해서 차도를 염두에 뒀었기에 아무래도 차량통행이 적을 거로 여겨온 터라 옛길로 나섰던 거지요.

그러나 웬걸 차도고 자전거길이고 간에 그늘진 곳이 많아서 꽁꽁 얼어 덜 녹은 곳이 태반이더라도요.

자전거길에서 넘어지면 저 홀로 넘어져 그뿐이지만, 차도에서 넘어지면 쌩쌩 달리는 차 앞에서 속수무책이잖아요?

정말이지 혼쭐나면서 겨우 찾았었던 가게거든요.

그러나 돌아올 때는 그 반대로 반대 방향이기에 햇빛을 많이 받아 녹은 곳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역시나 그 출발은 옛길에서 시작했었지요.

 

(오후 2:39:50 2012-12-31)

가게에서 나와 옛길의 순탄한 길에 올라섰습니다.

 

(오후 2:40:37 2012-12-31)

기분이 날씨가 좋기에 면상도 박았고요.

 

(오후 2:40:47 2012-12-31)

요리도 찍어보고 조리도 돌아서 찍어보고…

 

(오후 2:44:23 2012-12-31)

아무래도 옛길에서는 여기가 마지막이 될성부릅니다.

저기 '첨단단지'로 가는 길인데 저는 거기 교차로가 나오면
오른쪽(수완 인라인 경기장) 방향으로 꺾어 들어갈 심산이었거든요.

왜냐면 저기를 넘으면 자전거길도 안 좋지요, 조금 더 들어가면 노면에 언 구석이 많았거든요.

 

(오후 3:00:32 2012-12-31)

돌아서 오면서 저번에 들렸던 곶감 트럭을 또다시 만났습니다.

그러면서 아주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지요.

맨 처음 그날은 제가 '곶감'이라고 쓰인 글귀를 잘못 보고서 '곧감'으로 오해했었지 뭡니까?

하여 그거에 대해 지적까지 하고 오려는 되먹지도 않는 생각을 품었었거든요.

물론 그때는 까먹고서 그냥 곶감만 사 들고 나왔었지만,
이번엔 그 오해를 풀었으니 마음으로부터 사죄하고 싶었답니다.

제가 그러려고 사진을 박고 있었는데 주인장 차에서 내려 제게 다가오더니 반갑게 인사하네요.

그래서 저도 답사하면서 맘에 두었던 사죄의 말을 전했답니다.

실제로 그런 터무니 없는 실수가 없었기에 서로 기쁜 맘으로 인사 나누고서 헤어졌지요.

 

(오후 3:05:28 2012-12-31)

인제 1킬로도 남지 않았습니다.

저 앞에 보이는 육교가 아마도 고속도로로 나가는 길목쯤 될 것입니다.

거길 지나면 수백 미터 안에 우리 아파트가 있거든요.

 

(오후 3:10:12 2012-12-31)

기분이다! 마지막으로 한 장을 더 박았지요.

 

Posted by 중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