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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거 고 세 번에 피박에 싹쓸이 당한 기분입니다. †

 

지니고 있는 컴퓨터가 수명이 다 됐던지 여러 곳에서 이상을 보였었지요.

그중에 하나가 USB 포트의 결함이었는데요, 급하게 볼 일은 있고 당연히 USB 포트에 뭔가를 끼우고서 해야 할 일이라면 더더욱 난감해지곤 했습니다.

특히 앞쪽 두 개의 포트 중에서 한 개는 마우스를 꽂아서 쓰고 있고 뒤쪽은 세 개가 있는데 키보드와 프린터를 꽂아놓고 쓰는 중입니다.

모두 다섯 개의 포트 중 나머지 쓰지 않는 두 개의 포트가 제 컴퓨터에선 고장 난 포트였었답니다.

어제오늘 지금 상황을 맞이하기 전까진 말입니다.

며칠 전이었어요.

그날 무심코 포트 두 개를 자주 쓸 일이 있었는데 앞쪽 포트 두 개가 잘 된다면 참 좋았을 텐데 그게 안 되니까 무척 불편하더라고요.

그래서 기어이 쇼핑몰을 뒤져서 'USB PCI 카드'를 사들이기에 이르렀답니다.

그날이 24일이었는데 주문하고서 이틀이 지나니까 포트가 여섯 개나 되면서도 당시 느낌으로는 괜찮은 가격에 그 카드가 들어왔답니다.

 

 

저녁을 들고서도 아주 침착하고 느긋하게 그것의 포장지를 뜯고 컴퓨터도 코드를 뽑고서 방바닥에 눕혔답니다.

저는 평소에 컴퓨터 한쪽을 아예 열어 두고서 쓰기에 앞뒤 쪽에 연결된 선 몇 가닥만 뽑으면 바로 일 처리가 가능하거든요.

그래서 그대로 세워 놓고서도 조립할 수 있었겠지만, 기왕이면 넓고 훤한 곳에서 작업하려고 내렸던 것이었지요.

컴퓨터에서 그와 비슷한 랜카드를 과거에 수도 없이 빼고 박았었기에 그거와 똑같은 PCI 카드니까 그따위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여기면서도 신중하게 박으려고 들어갈 홈을 살피면서 꾹 눌렀답니다.

그런데 뭐가 걸렸는지 곧바로 쑥 박히질 않네요.

'거참 이상하네. 뭐가 잘못됐을까?'

-쿡쿡!!-

램 메모리 박을 때 힘주어 넣어야지 딸각! 하면서 들어가는 것처럼 이것도 힘주어야 들어갈 것처럼 버티기에 그야말로 힘주어서 콱 눌렀더니 딸각 소리를 내면서 들어갔었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저는 포트가 여러 개라서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설렘으로 온통 들뜬 기분에 있었답니다.

그래서 기존 뒷면이나 앞면에 꽂혀 있었던 USB 잭을 모두 뽑아서 새로 박은 6 포트 짜리 카드로 일절 연결했답니다.

그리고는 컴퓨터를 켜면 기뻐 죽을 것도 같은 흐뭇함을 준비하면서 컴퓨터에 전원을 넣었지요.

 

'드르르' 딱 한 번 울린 뒤로는 예전에도 그랬듯이 조용합니다.

제 나름 모든 돌대가리를 다 굴려서 소음을 거의 완벽하게 잡았었기에 켜지면서 울리는 음이 거의 제로 상태였었거든요.

인제는 그렇게 완벽하게 잡아 버렸던 게 오히려 후회스럽더군요.

컴퓨터에는 불이 들어왔는데 모니터가 처음에 전원이 켜졌을 때만 '케이블 연결을 확인하세요.' 했지 그다음부터는 컴퓨터 전원 넣을 때마다 '연결된 신호가 없다.'라는 투의 메시지만 뿌리곤 먹통이 돼 버리는 거였답니다.

직전까지도 속도 모른 체 함박웃음 준비했던 그것이 얼음장이 되었습니다.

밤새도록 생난리를 피웠었지요.

'USB PCI 카드' 탓에 발생한 일이기에 그놈을 뽑았다 박기를 수도 없이 반복했었지요,

하다못해 버려진 모니터(얼마 전에 텔레비전인 줄 알고 샀다가 TV가 아니고 그냥 모니터기에 애물이었던 그 모니터)에 연결하고선 컴퓨터 신호가 모니터로 전달되는지도 확인해 보고 별 생쇼를 다 했었답니다.

 

날이 샐 때까지도 반응이 없는 겁니다.

하는 수 없이 아침나절까진 멍한 상태로 시간을 죽치고서 보내다가 이윽고 아홉 시가 넘어서니까 우리 지역 정보지(매달 돌리는 지역 광고책자) 중 그중 최신 호를 펼치고는 컴퓨터 수리점을 찾아 전화를 넣었었지요.

이윽고 예약된 시간이 되자 수리기사(사장님)가 들어왔네요.

 

'제가 저것 USB 카드 박으면서 힘 좀 줬는데 그 탓에 쇼트 돼 버렸는지도 모르겠네요.'

여기저기를 찍어보더니 역시 제 예상대로 메인보드가 쇼트 되었다고 했었습니다.

 

그러면서 컴퓨터 사양이 어떻게 되느냐고 묻습니다.

 

그냥 셀러론도 아니고 펜티엄도 아닌데 조립 피시의 그 깊은 핵심 장치까지 기억할 리가 없었겠지요.

'펜티엄4보다는 조금 더 세고 E 뭐였는데 그걸 기억했겠어요? 조립 컴퓨턴데 전에 앗싸 컴퓨턴가 어디서 27만 원쯤 주고서 샀거든요.'

메모리를 꺼내서 유심히 보더니 제가 말하려고 짐작하고만 있었던 그 기종을 말합니다.

그러고는 그거 메인보드가 8, 9만 원 선이 될 거라고도 말했지요.

어쨌든지 모니터에 연결해달라고만 했었답니다.

컴퓨터 가져갈 것이 뻔하기에 제가 하드디스크를 모두 뽑아버렸다(제 사생활 보호를 위해서)는 말과 함께 말입니다.

 

여기저기에 전화를 넣더니 하필이면 그 메인보드가 또 단종되었다고 서로 말하네요.

어떻게 할 거냐고 오히려 제게 묻습니다.

 

어쩌겠어요?

그거와 비슷한 보드나 좀 더 나은 것을 찾아보라고 했더니 'G4'를 자기들 거래처와 통화하면서 말합니다.

단가는 자기들만 알아듣게끔 통화하더군요.

그 기판은 또 지금 메모리와는 호환되지 않는다네요.

그러면서 제가 개인적으로 더 사들이 메모리보다 더 나으면서도 단가가 싸다는 듀얼쓰리를 권하더라고요.

램 메모리값으로 만원을 더 올려서 11만 원을 달라고 그럽니다.

 

제가 십만 원에 드리겠다고 해서 그렇게 결정되었습니다.

컴퓨터 가져가고선 약속대로 오후 세 시가 넘어서자 기판 새 걸로 단 컴퓨터를 가져왔네요.

 

 

저는 그거 메인보드 시디도 있겠다, 나머진 아무것도 아닌 걸로 생각했는데 DVD 판인 그거 시디를 제 컴퓨터의 시디롬은 감지조차 못합니다.

하는 수 없이 인사하고서 떠난 그 친구를 사정 이야기하고서 다시 불러세웠답니다.

물론 2만 원에 낙찰 본 '중고 DVD롬' 한 개를 들고서 말입니다.

 

그 친구가 컴퓨터에서 쓰지 않는 'SATA'선 하나를 밖으로 빼더니 거기에 DVD롬 꽂고서 작업하여 겨우 인터넷이 연결되게끔 작업하고는 나머지는 알아서 하라며 돌아갔지요.

돌아가고서도 컴퓨터가 켜질 때마다 새로운 하드웨어를 발견했다며 해당하는 소스를 찾아 댑니다.

 

 

화가 나서 못 참겠더라고요.

곧바로 완전히 지우고(포맷) 다시 깔려고 하이렌 시디를 넣었습니다.

어라! 그런데 요놈이 켜지면서 시디가 걸리지 않습니다.

제가 전에서 윈도 포맷하고 새로 세팅할 때는 항시 인터넷 선 빼두고서 작업했거든요.

그 사이에 바이러스가 들어올 수도 있으니까 말입니다.

 

'내가 DVD는 처음이라서 그런가?'

인터넷을 다시 연결하고서 'DVD로 윈도우 설치하기' 이렇게 검색어를 넣고 눌렀는데 거기 검색되어 나오는 페이지의 제목들을 훑어내리는 순간 퍼뜩 떠올랐지요.

'아 시모스? 그래 시모드에서 시디롬이 부팅 순서 1 번에 오게끔 세팅하고서 컴퓨터를 켰어야지...'

얼른 컴퓨터를 재 시동하였답니다.

그리고 켜지는 순간 'Delete' 버튼을 마구 눌러서 '시모스 셋업' 상태로 갔지요.

메인보드가 바꿔지니까 거기 시모스 내용도 달라졌네요.

그래도 눈치코치로 부팅 순서 정도는 잡을 수 있었답니다.

시디롬(아니지 여기서는 DVD롬-영어로 쓰였기에 그 차이는 없었음.)을 부팅 순서에서 1번에 놓고서 저장하고 나왔는데 새로 켜지자 마자 넣어두었던 하이렌 시디가 바로 뜨네요.

 

그렇게 해서 완전히 밀고서 윈도XP 다시 세팅하고서 마지막으로 하드웨어 정보(메인보드에 내장된 시피유 정보, 그래픽 카드, 사운드 카드 등등)가 실린 메인보드 시디를 깔았답니다.

그거 깔때는 실재로 다른 일보드라고 제어 보진 않았지만, 꽤 긴 시간을 잡아먹는 것 같더라고요.

아무튼 거기서 세팅이 끝났다는 멘트와 함께 '완료' 버튼이 보이기에 정말이지 기뻤답니다.

 

오늘 그런데 그 죽일 놈의 'USB PCI 카드' 여섯 개 포트 중에서 한 놈도 작동하질 않습니다.

마침 메인보드에 달린 뒤쪽의 세 개 포트 모두가 정상이니까 잠시 후 이 글 올리고선 그 엿 같은 중국산 'USB PCI 카드' 빼버릴 생각입니다.

 

그러고 오늘 인터넷이 연결되니까 그거 기판(G4 메인보드)에 대해서 쇼핑몰에 확인했더니 대략 6만 6천 원 선이네요.

택배비 값 보태더라도 7만 원 선 안쪽인데 이 친구 수고비를 톡톡히 챙기려 했었네요.

내가 기존에 쓰고 있었던 메모리 2기가짜리 두 개하고 예전에 썼던 거 두 개(3기가 분량)를 그냥 줬는데 그 플러스마이너스는 그 친구 몫이지요.

 

 

그 가감을 따지기도 싫고 섭섭하지도 않습니다.

오로지 괘씸한 건 싼 맛에 확 넘어가 버린 나의 어리석음과 중국산 'USB PCI 카드'가 가짜라는 생각뿐이라 억울하고 분통이 터질 뿐이지요.

 

허허~ 생각할수록 허탈하네요.

--- 혹 떼려다가 혹 붙인 이야기 ---

어쩌면 이거

고 세 번에 피박에 싹쓸이 당한 기분입니다.

 

덕분에 돈은 좀 들었지만, 새 컴퓨터를 들인 기분이라서 그 허탈함도 중국산에 속았다는 씁쓸함도 오래가지는 않을 성 싶습니다.

여러분은 절대 중국산 싼 맛에 속지 마시길 바랍니다.

 

Posted by 중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