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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놈 조언이 무척 고맙게 느껴지던 날입니다. ♣

 

어쩌면 그저께부터 흐뭇한 이 기분이 시작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운동 삼아서 나다녔던 그 길을 따라서 그날도 친구가 하는 가게로 달려갔지요.

마침 그날은 일요일이라서 녀석의 막내놈이 가게에 나와서 녀석을 돕고 있더군요.

그런 탓에 친구놈이 조금이라도 여유가 생긴 날입니다.

 

심심하던 차에 녀석이 뭐 나들잇길 없을지를 묻기에 그냥 그 자리 공단이나 한 바퀴 돌자고 역으로 제안해서 공단을 대충 훑었답니다.

제가 거기 공단에서 깨나 지냈었는데도 막상 돌아보니까 모르는 곳 천지더라고요.

연대투쟁(?) 한답시고 몇 군데 스쳤던 곳도 가물거리고요, 나머지 나다니며 일했던 공장들도 서먹서먹하긴 마찬가지였답니다.

또 하나는 다니던 길만 두루 다녔기에 그런 건지 온통 모르는 길이며 공장들 이름입니다.

아무튼, 녀석이 돌아다니던 도중에 우리 집으로 가자는 걸 그렇게 하자고 말하면서도 가게를 지키고 있을 녀석의 아들놈한테 말하고 오는 게 도리라고 우겨서 결국은 가게로 돌아가게 되었답니다.

 

그렇게 해서 인사를 마치고 집으로 오는 길이었지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 어디쯤을 평소 버릇대로 힘차게 달리고 있는데 소리쳐 부르는 소리가 들립니다.

'야! 인마~ 야! 거기 서봐!'

그때까지도 아까 공단 돌면서 녀석하고 나눴던 이야기를 깜빡 잊었기에 녀석이 뒤따라 오는 걸 몰랐었지요.

자전거를 세우고 돌아봤더니 녀석이 흥분했던지 더욱 분개해 소리칩니다.

'야! 새끼야! 너 자전거를 어디서 그따위로 배웠어!'로 시작해서 '운전 버릇이 형편없이 안 좋다는 말'이며 '자전거 길을 놔두고서 차도를 마구 달린다는 이야기' 등등의 제 운전 습관에 대한 나쁜 것들을 마구 쏘아 댑니다.

마디마다 아팠기에 변명으로 몇 마디 해봤지만, 이내 녀석의 지적이 백번 옳게 느껴지네요.

'알았어. 알았어~ 조심할게.'

 

녀석의 충고 내지는 조언을 제가 부드럽게 소화하려면 저의 변명 거리였던 불합리한 자전거 길을 개선할 필요가 컸었답니다.

평소 다닌 도로 곁의 자전거길을 말이 자전거길이지 사방팔방에 장애물(주차된 차량 등)이 많고 또 도로가 움푹 팬 곳이 있고 해서 눈이 나쁜 저로서는 무척 불편했답니다.

그런 여러 장애요소에 비해 차도는 훨씬 자전거 승차감이 좋지요, 이른 시간에 가고자 하는 곳까지 달릴 수 있지요, 무엇보다 편리했던 점은 피곤함이 덜 든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자전거길과 비교하면 훨씬 힘이 덜 든다는 이야기가 되겠지요.

 

그런 못된 자전거길을 제힘으로 하루아침에 멀쩡하고 살맛이 나는 도로로 바꾼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이야길 테고 방법이 뭐가 있겠어요?

네 다니던 길을 바꿔버리는 겁니다.

물리적인 거리가 좀 더 길지는 몰라도 친구가게로 나가는 길이 달랑 한군데뿐만은 아니었거든요.

 

인터넷에서 '다음 지도'를 열어두고서 그 길을 찾아내고서 조금이라도 머리에 들어오게끔 그림으로 떠보았답니다.

그 길을 따라 일직선으로 지도를 뜨려니까 장장 열한 장의 지도가 나왔지요.

그 지도를 모두 한 장으로 붙여 넣으려니까 엄청난 크기에 시간도 무지 잡아먹더군요.

 

어제 그 지도를 상상하며 다녀왔기에 이 글이 시작되기 전인 좀 전에 지웠습니다만, 어제 하나로 만들면서 너무도 힘들었기에 다시는 그런 무모한 작업은 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도 해 봅니다.

하여튼, 녀석의 따끔한 질책을 곧이 받아 안고서 어제는 새 길을 따라 녀석에게 다녀왔지요.

그 길의 어느 부분엔 차도 안쪽에 자전거길이 있다는 게 신기했고요, 또 어디쯤엔 도로 바로 옆으로 공원의 숲처럼 벤치가 놓였지 않나 풍광이 정말 멋들어지더라고요.

해서 잠깐잠깐 멈춰 서서 그 길로 들어서곤 했었답니다.

인제 그 길로 운동이랍시고 다닌다면 몸과 맘 어느 모로도 좋아질 거 같습니다.

또 그러려고 노력도 하렵니다.

 

'삼성의 키스'가 연결이 잘 안 되기에 오늘은 이 기쁜 소식을 전하고자 말끔하게 지워버리고 새롭게 깔았답니다.

그렇게 해서 어제 박았던 사진 몇 장이 이 글의 끝자락에 오를 겁니다.

그리고 제게 살이 되고 피가 되는 질책·충고·조언을 서슴지 않았던 친구놈의 그날 서슬이 아직도 쟁쟁합니다.

 

친구야 고맙다. 친구야~ 너무너무 정말 아주 많이 고맙다.

 

 

 

 

 

 

 

 

Posted by 중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