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漢字)를 몰라 부끄럼을 감추고 슬며시 다가가니까 순식간에 오만가지 경멸로 바뀌어버리네요.
벌써 이틀이나 지난 이야기네요.
날마다 하는 운동(?)… 그날도 자전거를 끌고 집 가까운 인근을 돌기로 맘먹었지요.
오가는 사람이 흔하지 않은 너른 공원을 얼마쯤 들어갔더니 커다란 비석이 보였지요.
그것이 뭔지 궁금해집니다.
자전거 가까이에 받혀놓고 확인하려고 했지요.
'음~ 준공기념비 그러고 옆에는 잘 모르겠네~'
'여기가 첨단이니까 그러면 광주 첨단과학산업단지???'
'음 그래~ 준공기념비겠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그냥 짐작이고 넘겨짚었을 뿐이지 그거에 대해 확신이 서질 않았습니다.
마침 곁으로 작은 비석이 하나 더 서 있기에 안심했었거든요.
제가 시력이 안 좋기에 커다란 비석의 비문은 다 보였지만, 작은 비석의 비문은 바로 읽을 수 없습니다.
하여 가까이 다가가 고개를 푹 숙였었지요.
'이거 뭐야! 뭐 이런 지랄 쌍/팔/노/무 새끼들이 다 있어! 국가 산업단지를 뭐 자기들 몇 놈이 기부라도 해서 세웠단 말이냐!!!'
무식하고 부끄러웠던 맘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버리고 제 머리통엔 온통 경멸과 분노로 일그러져버렸습니다.
제가 나무들 자라는 걸 무척 좋아하는데 그날은 조경을 위해 심어졌을 나무들이 그다지 예뻐 보이질 않았습니다.
어디라도 마구 달렸다가 돌아오곤 했으면 좀 좋으련만…
그곳 공원에서 그렇게 운동하며 나다니기가 어려우면 다리 좀 뻗고서 쉬었다가 오려고 집 나설 때 조그만 물통(페트병)에 수돗물을 따라갔었거든요.
기분이 어찌나 상했던지 집에 들어온 가방 안에 그 물통이 뚜껑도 열리지 못한 채 그대로 들어왔지요.
'시장이 됐든 된장이 됐든 너희 고위직 공무원들 도대체 왜들 그러니?'
'대가리에 개념들 좀 갖고 살면 몸뚱어리 어딘가에 덧이라도 난다더냐?'
어서 빨리 저기 작은 비석은 철거하고 올바른 비문 박힌 거로 대체하든지 저렇게 칠뜨기 팔푼이처럼 어불성설 역사 왜곡질 이나 씨부렁거리려면 차라리 없애버린 게 낫겠습니다.
준공기념비(竣工紀念碑)
광주첨단과학산업단지(光州尖端科學産業團地)
고위공직자 개념상실비(槪念喪失碑)
♬ 상록수 ♬
저들의 푸르른 솔잎을 보라
돌보는 사람도 하나 없는데
비바람 맞고 눈보라쳐도
온누리 끝까지 맘껏 푸르다
서럽고 쓰리던 지난날들도
다시는 다시는 오지 말라고
땀 흘리리라 깨우치리라
거칠은 들판에 솔잎되리라
우리들 가진것 비록 적어도
손에 손 맞잡고 눈물 흘리니
우리 나갈 길 멀고 험해도
깨치고 나아가 끝내 이기리라
우리들 가진것 비록 적어도
손에 손 맞잡고 눈물 흘리니
우리 나갈 길 멀고 험해도
깨치고 나아가 끝내 이기리라
깨치고 나아가 끝내 이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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