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오로지

에이~ 패 다 버렸네!!!

중근이 2021. 11. 17. 23:00

에이~ 패 다 버렸네!!!

 

컴퓨터에 설치한 압축 프로그램 둘이 자꾸만 충돌을 일으키는 것 같기에 그 각자를 계속하여 새롭게 설정해보다가 그래도 안 되기에 차라리 하나만 남긴 채 나머지는 지우기로 했습니다.

그랬는데 프로그램 지우는 부스 어디에서도 그놈에 관한 정보가 안 보였지요.

 

그래서 하는 수 없이 해당 프로그램이 설치된 곳에 들렀더니 거긴 일상적으로 프로그램 지울 때 쓰는 파일이 존재합니다.

그리하여 그것 더블클릭해서 없애려는데 이번엔 계속하여 에러가 납니다.

 

속상했지요. 해당 프로그램이 설치된 폴더 자체를 오른 마우스 누른 뒤 '영구 삭제'를 통해 없애 버렸습니다.

인제 남은 압축 프로그램에 모든 권한을 매기면서 그 자릴 빠져나오는데 홀가분하지 않고 기분이 묘하게 찜찜하네요.

 

- 어이구^ 컴퓨터라는 놈! / 컴퓨터라는 놈!!! -

그렇게 되뇌는 중 문득 아주 예전 컴퓨터 처음 배웠던 그때가 잠깐 떠오릅니다.

 

-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피스??? 어! 그래 맞아 오픈오피스가 있었지!!! -

지금 집으로 오기 전(2000년대 이전)에 잠깐 만났던 그 시절의 오픈오피스를 떠올렸습니다.

 

그리하여 구글링해보는데 아무리 봐도 그 시절에 만났던 오픈오피스가 아닙니다.

그 시절엔 용량에서도 엄청났었는데 지금 보이는 놈은 그 시절에 비해 십 분의 일도 안 되겠습니다.

 

그래도 다른 대안이 없기에 일단은 내려받고서 설치했는데 진짜 이건 아닙니다.

가감승제 사칙연산만 알아도 다 해볼 수 있는 '엑셀' 갖고서는 도저히 낭만적 추억에 들어설 수 없겠기에 그나마 그 거죽이라도 남았을 '액세스' 쪽을 눌러봅니다.

 

그러나 웬걸???

아무리 다시 시작해봐도 매번 프로그램에서 내보내는 대답 한결같습니다.

- 설정이 저장되었습니다. Office 프로그램을 재시작하십시오. -

 

- 에이~ 패 다 버렸다! 속 터져서 못 하겠네!!! -

 

~ 하낫둘^ 센넷^^ ~

 

'1,982도 그 시절!'

컴퓨터도 없는 컴퓨터 학원을 죽자 살자 쫓아다녔어요.

컴퓨터가 없으니 자판도 있을 리가 없었지요.

 

대신 두꺼운 판지에 자판 모형을 본떠서 그린 자판 모형은 하나 있었지요.

여섯 가지쯤을 배운 거 같은데 그 이름도 제대로 생각나지 않네요.

 

- 비주얼베이직 / 포트란 / 엑셀 / 엑세스 / 파워포인트 -

나머지 하나가 아주 원시적 컴퓨터 언어였었는데 까먹었습니다.

 

모눈종이를 닮은 플로차트에 프로그래밍했던 거 / 그걸 주산이나 타자 대신 컴퓨터 프로그램 입력 용지였던 OCR 카드에 여성 수강생들은 주로 구멍 뚫는 걸 하더라고요.

/ OCR 카드에 입력한 것 / 그러고는 컴퓨터가 있는 어느 대학교인가 은행으로 가져가서 그 결과를 프린트해왔었습니다.

 

그런 걸 상상하면서 액세스라도 눌러보건만 끝끝내 저러니까 벨이 상합니다.

 

그 시절의 도스 언어도 까마득히 잊었습니다.

대신 윈도우에 딸린 '개량 도스'라고나 할까요?

그쪽에서 아슴푸레 도스 냄새를 맡는다고나 해야 할지….

 

하기야 / 요즘 같은 첨단 시절에 그 옛날 굼벵이 같은 언어가 무슨 소용이 있을 거며 또 그 이름이 남았다 한들 그 시절 그 수준에서 한 발짝도 진화하지 못한 채 머물렀겠어요?

어찌 보면 지금의 제 모습이 영락없이 '우물 안 개구리'네요.

 

그러한데도 그립습니다. 그 옛날 그 소박했던 그 꿈 / 그 절절한 / 그 간절했던 그 꿈이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