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오로지

도대체 왜 외장은 되고 내장 그래픽카드는 안 됐었을까?

중근이 2021. 7. 13. 00:40

도대체 왜 외장은 되고 내장 그래픽카드는 안 됐었을까?

 

컴퓨터가 대량의 그림 편집할 때나 동영상 보고 있으면 느닷없이 화면이 꺼지거나 어떨 땐 컴퓨터 그 자체가 꺼지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니까 평소에 일정한 간격을 두고 그런 일이 생겼던 게 아니었기에 그거에 대한 마땅한 태그를 못 찾아 인터넷 검색에서도 에로가 있었죠.

 

본래 내장 그래픽카드가 있었지만, 언젠가부터는 고가가 아니었기에 그럴싸한 가격에 중고로 외장 그래픽카드(지포스 엔비디아)를 하나 달았었습니다.

그런데 그 외장에서 그런 일이 생겼기에 때론 모니터 선을 내장 그래픽카드 포트에 꽂아보기도 하고 그랬는데 이쪽에서도 달라진 건 없는 겁니다.

 

그래서 혹시나 접촉 불량 탓일 수도 있겠거니 싶어 컴퓨터에 꽂혔던 부품(램 메모리, 그래픽카드, 랜선 등등) 대부분을 뽑은 뒤 지우개로 닦거나 먼지 제거기 뿌려서 다시 조립해 보기도 했고요, 거기에 한술 더 떠서 아예 하드디스크를 모조리 날린 뒤 다시 자료들 채우고 윈도를 다시 깔아 보기도 몇 번이나 해봤답니다.

그러했는데도 제 노력에 컴퓨터가 적절하게 대응해주지 않았습니다.

 

그랬는데 요놈이 어젯밤, 아니지 오늘 새벽 어느 시점부터는 내장 그래픽에서 화면이 뜨지 않는 겁니다.

정말이지 컴퓨터 만지는 동안 화면이 안 보이면 사람 환장합니다.

 

내장이 안 되니까 별수 없이 뭐 좀 알아보려면 외장 쪽으로 모니터 선을 돌리고서 인터넷 검색에 들어가곤 했었답니다.

아까도 그런 걸 검색하던 중 바이오스 확인해 보라는 조언을 보고서 컴퓨터를 끈 뒤 이번엔 내장 쪽으로 모니터 선 돌려놓고서 컴퓨터를 다시 켰답니다.

 

그러면서 컴퓨터 켜질 때마다 늘 나왔던 'F12 어쩌고저쩌고….'가 맘에 걸려서 이번엔 그야말로 난생처음 'Delete' 키가 아닌 'F12'를 눌러 정말로 바이오스에 들어갈 수 있는지 확인했지요.

그랬더니 분명히 이게 바이오스 화면이긴 할 터인데 난생처음 보는 거라서 어쩐지 어색한 초기화면이 떴습니다.

그 화면에서 뭔가(당시는 그 부분이 짐작이 갔었는데 뭐였는지는 기억하지 못하겠네요.)를 눌러야겠기에 그걸 눌렀더니 드디어 늘 봐왔던 바이오스 편집화면이 나타났습니다.

 

그야말로 엉망으로 됐네요.

그전에 어떨 땐 바이오스 화면 자체를 초기화 버전으로 바꿔버리기도 했는데 그 설정이 그대로였습니다.

그래서 빠른 부팅 같은 거나 마우스 속도 같은 거 최상으로 올리고 내장 그래픽카드 부분도 '자동'으로 설정됐던 걸 '활성화' 쪽으로 돌렸죠.

그러고서 저장한 뒤 컴퓨터를 켰지요.

 

이런 순간에 하필이면 화장실이 당깁니다.

물론 큰 기대도 안 했기에 화장실에서나마 더 확인하고자 핸드폰을 들고서 들어갔답니다.

막상 자리 잡고 앉으니 밖에서와는 달리 마음이 한결 느긋해집니다.

 

- 들어갈 때 맘과 나올 때 맘은 천지 차이다(천만년의 진리) -

 

느긋한 맘으로 핸드폰에 알고자 하는 걸 쳐봅니다.

- 왜 외장은 되고 내장 그래픽카드는 안 될까요? -

 

그것으로 검색한 결과 이번엔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의미심장한 단어들이 쏙쏙 내려옵니다.

 

- 장치 관리자에서 그래픽카드 인식하는지를 확인해 봐라! -

- 그러는 과정에서 그 결과에 따라 이렇게 저렇게 해봐라. %~! -

저는 화장실에서 나가면 그 화면을 실전에 써먹으려고 그대로 켜둔 채 한쪽에 살짝이 뒀죠.

 

정말이지 뭔가를 얻은 거처럼 한결 기분이 뿌듯해집니다.

속옷을 까서 옷걸이에 걸고 나서 가볍게 샤워까지 했답니다.

 

몸을 닦은 뒤 빼꼼히 화장실 문 열어 보는데 저쪽에 놓은 텔레비전에서 컴퓨터의 화면보호기 영상이 출렁입니다.

 

- 와! 저게 뭐야! 내장에 꽂아 뒀는데 화면이 켜졌다는 거야!!! -

이윽고 얼른 컴퓨터 쪽으로도 고개를 돌려봅니다. 실제로 똑같은 화면이 출렁이네요.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얼른 문밖으로 튀어나오고 싶었지만, 방문도 열렸겠다 창문도 한쪽은 활짝 열렸는데 그럴 수도 없는 노릇이고….

얼떨결에 화장실에서 조금 벗어나긴 했지만, 이내 정신 차리고서 화장실 문 열었더니 아까 멈춰 둔 핸드폰도 보이고요, 옷걸이에선 팬티조각도 팔랑이네요.

 

팬티 입을 때 서둘렀다간 몸 중심을 못 잡으니까 대갈통 깨질 터라 조심조심 주워 입었답니다.

그리곤 핸드폰도 마저 들고서 방으로 나왔지요.

 

그러면서 가장 먼저는 본체를 돌려서 확인하는 거였어요.

- 정말로 외장이 아닌 내장에 모니터 선을 꽂았을까??? -

 

네^ 확실히 내장에 꽂혔네요.

너무나도 좋습니다. 여기서 그칠 게 아니라 아까 화장실에서 봤던 내용 여기서 다시 확인하고자 했습니다.

그러지 않아도 작업표시줄 도구 모음 안엔 '컴퓨터 관리' 아이콘을 꺼내 뒀기에 얼른 눌러 봅니다.

- %windir%\system32\compmgmt.msc /s -

 

그러고는 거기서 '장치 관리자'도 눌러봤지요.

'디스플레이 어댑터' 안에 그래픽카드 둘이 나란히 박혔습니다.

 

- 아아^ 그런데 좋기는 하다만, 어떻게 해서 여태 연결되지도 않았던 모니터가 내장에서 연결된 걸까??? -

궁금해 죽겠습니다. 답답하지는 않지만, 이 결과를 어떻게 써야 할지도 난감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