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오로지

앞으로 어떻게 더 변해갈까?

중근이 2013. 12. 20. 08:50

♣ 앞으로 어떻게 더 변해갈까? ♣

 

결혼기념사진, 그 단어만 들어도 가슴이 뭉클해진다.

지금은 중년이 되어 중후한 몸매가 되었지만,

처녀 때의 내 모습은 너무 말라서, 별명이 코스모스였다.

그런 몸매에 웨딩드레스도 폭이 좁아

곧 쓰러질 것 같다는 인사를 받았다.

그러나 해를 거듭할수록 외모에 많은 변화가 왔다.

세월의 무상함을 어찌할 수 없다.

아름답게 늙어갈 수 있는 비결이 무엇일까.

앞으로 또 어떻게 더 변해갈까.

 

- 이순자 <웃음꽃> -

 

 

지금의 거울 속의 나와 예전의 사진 속의 나는

닮은 듯 참 많이도 변해있습니다.

크게 꾸미지 않아도 풋풋하고 예뻤던 모습이

이젠 그 나잇대의 그저 흔한 모습으로 변했습니다.

외모야 시간이 갈수록 더 변해가겠지만

외모의 변화보다 중요한 건, 얼마나 젊은

마인드(심리·정신·마음·심경·생각·의식)로

살아가는가 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젊은 생각은 나를 더 생기 있게 만들고,

더 고운 미소의 좋은 인상을 선물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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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사람의 심리 그것참 묘한 놈이네요.

사실 이 글 오늘치가 아니고 어제치거든요.

좋은 글이기에 베껴오기는 해야겠는데 글 저작자의 이름을 대하곤 멈칫했답니다.

- 이순자 -

80년대를 대표했던 한 시절의 퍼스트레이디

저를 포함해서 수많은 몹쓸 놈들은 그 이름에 '주걱턱'이라는 멋있는 칭호를 붙였더랬어요.

그뿐만이 아닙니다.

비록 긴 세월은 아니고 짧은 세월(90년대 초반에서 2000년대 중반까지)

매우 존경했던 분의 성함도 성만 빼고는 같은 함자를 지니셨지요.

한 분은 처음부터 싫었지만, 또 다른 그분은 거의 계획적으로

배신당하고서 철천지원수가 돼버렸지요.

그런저런 이유로 곱기만 한 그 이름에 저도 모르게 터부의식이 깔렸던 겁니다.

못됐다면 사람에 있지 그 이름에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어젯밤에는 짧았지만, 그 사람을 떠올려봤습니다.

좀 전에도 포털사이트에 오른 누군가의 이야기가 적나라하게 펼쳐진 걸 보네요.

어제도 그런 이유로 그 사람이 떠올랐지요.

'최진실'입니다.

그리고 그분이 선연해지자 가슴으로 눈물이 질끔 했습니다.

'아~ 별 뜻도 없이 지껄이는 내 말실수 하나로

누군가는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 수도 있겠구나!'

그래서 더욱 애잔하고 미안해지는 겁니다.

덮을 건 덮어버리고 잊을 건 잊어야 편하게 살 수 있을 것인데…

내공이 덜 쌓여서 그런지 뼛속까지 사무쳤는지 도저히 잊히지 않은 것이…

이렇게 쓰다 보니까 가장 밑바닥에 감추려 했던 그것이 다시 올라와서 배경으로 깔립니다.

'성폭력' 앞에 속절없이 굴복해야 했던 죽고만 싶은 그 순간이 말입니다.

놈이 살았을지 죽었을지도 모르지만, 죽어서도 놈을 갈가리 찢어 죽이고 싶습니다.

 

잠시 본의 아니게 사잇길로 새버렸네요.

아름답고 예쁜 글 써 주신 '이순자'씨 죄송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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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대 청춘이 샘솟던 그 시절 꽃처럼 꿈 키우며 살았던 그 시절

시를 노래하고 수필을 꿈꿨던 그 시절…

그 십 대 때 죽음보다도 더 아프게 겪었던 고통입니다.

오십 대 초입에 들어선 지금에 와서도 그날의 고통을 절대로 못 잊겠습니다.

여태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했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거 같아요.

수십 년 지기 절친한 친구에게도 우리 가족 누구에게도 하다못해 90년도에 결혼하여

얼마 전에 이혼했던 아내에게도 그 아픔만큼은 털어놓을 수 없었습니다.

너무나도 자존심 상하고 비참한 기억이기에 평생을 안고 가고 싶었는데…

어쩌다가 오늘 그 고통의 작은 터럭이지만 한 올을 어떻게 남기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