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오로지

무료 웹 호스팅을 신청했는데…

중근이 2013. 10. 11. 19:16

무료 웹 호스팅을 신청했는데…

 

무료 홈피로 지니고 있었던 홈피 중 하나가 그걸 시작한 지 백 일도 넘었건만 조금이라도 나아진 기미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 홈피를 대체할만한 무료 웹 호스팅을 찾느라고 어제는 꽤 분주했었는데 한참을 뒤진 끝에 겨우 쓸만해 보이는 놈 하나를 찾아냈지요.

 

그게 바로 오늘 이야기하려는 유·무료 웹 호스팅 사이트 우비입니다.

어제는 가입하자마자 곧바로 무료 웹 호스팅을 신청하려고 했었는데 하필이면 그때가 밤중이라서 호스팅 신청에 꼭 필요한 절차인 '휴대폰 인증'을 할 수가 없었거든요.

 

오늘 낮에는 종일 휴대폰이 제 손에 있었건만 밤중에 있었던 그 일을 까마득히 잊고 지냈답니다.

그러다가 오후 네 시쯤 되었는데 스멀스멀 배가 고프더라고요.

그래서 라면 하나를 끓이고는 거기에다 찬밥을 말아먹으려고 그랬답니다.

 

실은 그것이 좀 늦은 점심이었어요.

평소처럼 텔레비전 보면서 먹을까도 생각했는데 그 직전에 텔레비전을 침대의 머리맡에 달아버렸거든요.

 

침대에 거꾸로 누워서 텔레비전을 보겠다는 일념으로 그 작업을 시작했는데 처음 계획과는 달리 작업을 하면 할수록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겨나서 결국은 모두를 마무리 짓고 나니까 너덧 시간도 족히 걸렸답니다.

그렇게 침대 위쪽으로 텔레비전이 옮겨졌는데 침대에서 밥 먹을 순 없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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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이 컴퓨터 화면을 보면서 점심(?)을 뜨기로 맘 잡았지요.

 

올려둔 물이 펄펄 끓기 전에 수프를 미리 넣었고요, 쌈 싸먹다가 남은 채소는 바쁘니까 가위로 댕강댕강 썰어서 수프와 함께 고명(?)으로 하고 짬짜미 남은 시간엔 방으로 들어와서 컴퓨터에 불도 넣어두었고, 또 국그릇에 식은밥도 반 주걱 정도 채웠지요.

마지막으로 라면이 완전히 끓게끔 모든 걸 넣고서 3분을 더 조리한 다음 조그마한 쟁반에 미끄럼 방지 고무 팩을 깔고서 수저 젓갈 놓아 모든 게 완벽하게 준비되었답니다.

 

방으로 들어와서는 컴퓨터 책상 한 귀퉁이에 라면 쟁반을 걸치고는 나머지 손으로 자판을 들어 그 자리에 쟁반 놓을 것이기에 컴퓨터에 옆으로 붙여 두려고 했답니다.

어! 그런데 자판에서 뭐가 건드려졌던지 모니터가 죽어 버리네요.

좀 더 자세히 보니까 컴퓨터에 전원이 꺼졌네요.

전번에도 이와 비슷한 경험이 있었는데 자판에서 뭐가 걸렸을 때 이토록 조용히 컴퓨터가 꺼질까요?

 

라면 쟁반을 바로 놓고서 컴퓨터를 다시 켜봤습니다.

보통은 예기치 않게 컴퓨터가 꺼지거나 하면 켜지면서 에러를 수정하느라(1% 2%~) 한참이나 걸려서 윈도가 뜨곤 하는데 아무 일도 없었던 거처럼 컴퓨터가 켜지네요.

 

이렇게 끼니가 모두 비워졌을 무렵에서야 어젯밤에 그 일이 문득 떠올랐답니다.

'아차! 홈피 신청해야지!!!'

 

대충 치워놓고 이도 대충 닦고서 들어와서 '즐겨찾기' 폴더를 검색해 마침내 '우비'를 찾았답니다.

어디에다 신청했는지 그것마저도 잊어버린 상태였으니까 말입니다.

 

호스트를 찾고 나니까 드디어 어제 신청하려다가 못했던 그것 '무료 웹 호스팅'을 신청하게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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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신청 절차 막판에 이르자 난데없이 결제창으로 넘어갑니다.

'이게 뭐야! 무료 홈피였잖아! 뭐 이런 개새끼 풀 뜯어 먹는 소리가 다 있나!!!'

처음엔 그저 절차적 과정인 줄로만 알았답니다.

왜 있잖아요?

이것이 무료 서비스인 탓에 받을 수는 없고 '나중에 유로로 전환할 때를 대비해서 미리 계정을 확보하려는 차원에서의 형식적인 결제' 뭐 그런 거겠다 싶었습니다.

당연히 결제 금액은 '0원'이 될 터이고요.

그렇게 생각했으니까 당연히 결제하려고 생각하고서 아무리 그것 결제를 눌러봐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겁니다.

'뭔가가 이상하다! 혹시 네이버에 메일이 들어와 있는 건 아닐까?"

 

처음부터 열어 둔 네이버로 갔지요.

호스팅 신청에 들어가기 직전에 이미 들어왔던 단 한 장의 메일을 지워버렸기에 아무것도 없어야 정상인데 한 장이 들어왔네요.

눌러보니까 역시나 제 예감이 맞았습니다.

우비에서 들어온 메일이 맞았습니다.

 

'그러면 그렇지! 무료한테 결제하라고 그랬을 리가 없잖은가???'

은근히 기분이 좋습니다.

어젯밤 제 손에 휴대폰이 들렸다면 지금쯤엔 거기 호스트에 판을 짜고 있을 시점이겠지만, 어차피 늦어버린 마당이니까 차분히 기다려야겠습니다.

 

어쨌든 우비 호스트의 관계자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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