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오로지

야~ 눈을 조금만 크게 떠도 세상이 달라 보이네.

중근이 2013. 8. 15. 04:08

‡ 야~ 눈을 조금만 크게 떠도 세상이 달라 보이네. ‡

 

그저께는 평소의 운동코스보다 좀 더 멀리 가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하천길을 계속하여 내려갔더니 생판 모르는 곳까지 가버렸지요.

더 내려갔다가는 길을 잃을 성 부려서 당시는 멈추기로 하고선 마치 영역표시라도 하는 양 주위를 둘러봤지요.

'해광'이라는 말이 들어간 건물이 보였었고 지도상으로는 '풍영정'을 나타내더라고요.

그날은 처음부터 계획해서 거기까지 내려갔던 게 아니고 내려가는 길에 갑자기 욕심이 생겨서 내려갔기에 올라왔던 길도 매한가지로 그 길을 따라서 올라왔었답니다.

어제는 그저께를 거울삼아서 스마트폰의 지도를 살짝 키워 봤답니다.

그랬더니 제가 다녀왔던 '풍영정' 아래로 '광신 대교'라는 큰 다리가 보이지 뭡니까?

'광신 대교'라는 이름을 번쩍 호기심이 일더군요.

제가 아직 공장으로 출퇴근하던 시절인 80년대 말인가 90년대 초의 어느 해 여름날의 이야깁니다.

한번은 엄청나게 많은 양의 비가 내렸지요.

그 결과 제 살던 지역 농토 대부분은 물에 잠기고 말았답니다.

거기 광신 대교라는 곳은 하천에서도 꽤 놓은 위치에 있었기에 어지간한 비에는 꿈쩍도 않는 곳인데 그날 제가 출근하려는 순간은 물속에 잠기기 일보 직전이더라고요.

그 거대한 다리에 물이 찼는데 아마도 발목 근방쯤에나 올랐을 거에요.

그곳 다리가 시내에서 공단(하남산업단지)로 통하는 아주 중요한 요체였기에 그랬는지는 몰라도 그 위험한 상황에서도 출입통제가 이뤄지지 않았을 땝니다.

당시엔 오토바이를 몰았었기에 가까스로 공장에 도착하긴 도착했는데 금세 그곳 통행이 차단됐다는 이야기가 들리더라고요.

그 시절 그때를 벗어나서는 공장이 가까운 쪽 마을로 이사했고 다니던 공장에서도 밀려났기에 그곳 광신 대교에 가볼 일이 무척 뜸했답니다.

그래서 어제는 그 옛날 추억도 더듬을 겸 그 시절엔 존재하지도 않았던 주위의 풍경도 살피고 또 그 다리를 지나 쭉 나가면 공단으로 가는데 그 길도 둘러볼 겸 겸사겸사 해서 가보고 싶었습니다.

 

내려가다 보니까 '풍영정' 표시가 보였던 자리는 까맣게 잊어버리고서 웬 철교가 난 것이 보였습니다.

그 철교를 보니까 그 근방이 어쩌면 신가리(그 옛날엔 거기를 가리켜 신가리라고 불렀거든요.)일지도 모른다는 판단이 서더라고요.

그리고는 내려온 김에 살짝 더 내려와서는 아예 커다란 다리 밑까지 들어갔지요.

 

그 옛날도 다리가 길긴 길었지만, 지금처럼 넓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공단 진입도로와 함께 다리도 같이 확장됐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다리 아래에서 곧바로 위쪽으로 통하는 순조로운 길은 안 보이기에 주위를 살폈더니 공식적인 길(?)은 아닐지라도 조금만 들고 끌면 올라설 만한 아담한 터(샛길)가 보였답니다.

그리고 끌고 올라와서는 계획한 대로 다리방향으로 쭉 내려갔더니 여기저기서 하남공단으로 간다는 이정표가 보입니다.

여기도 건널목 방향으로 쭉 가면 공단이 나오거든요.

 

오! '광주은행 임방울대로 지점'이 있고 오른쪽엔 '임방울대로' 표지판도 보입니다.

저 길을 쭉 따라가면 공단으로도 갈 수 있고 집으로도 돌아올 수가 있거든요.

 

저녁에 집에 와서는 다음 지도를 펼쳐놓고 가만히 들여다보니까 어제는 유별나게 많이 뛰었고 보람도 있었던 하루였네요.

스마트폰 지도에서도 이 정도 급으로 지도가 열렸으면 좀 더 많은 걸 접했을 수도 있는데 하는 아쉬움도 약간은 드는 지금입니다.

 

출발

집(광산 나들목 부근)→첨단초등학교→광주 첨단지구→첨단 근린공원→

첨단생활체육공원→광주보훈병원→영산강 자전거 길로 내려가서→쭉 내려가 광신 대교까지 갔음.

 

도착

광신 대교 아래서 위로 올라와→공단 방향으로 직진→광주은행 임방울대로 지점에서

임방울대로에 들어섬→그 길로 직진하여 응암 공원까지 옴→아파트 도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