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라~ 저놈이 여기에 처박혔었네.
‡ 어라~ 저놈이 여기에 처박혔었네. ‡
차도에서 자전거를 몰고 가다가 길가에 공원이 있음을 발견했지요.
마침 눈앞에 인도로 올라갈 수 있게끔 굄목이며, 굄돌이 얼핏 보였답니다.
바로 핸들을 꺾었는데 그 길로 넘어져서 발목을 뼜던 날(7월 13일)이 어느덧 한 달이 다 되어 가네요.
그 뒤로도 그때 다쳤던 근방을 몇 바퀴나 돌았답니다.
'이상하다~ 그때는 분명히 나무가 있었던 거 같았는데 안 보이네.'
'혹시 이것 굵은 보도블록이 분명했는데 어처구니없이 다치고 나니까 내 기억마저 왜곡되어 저장된 게 아닐까?'
그렇게 벌써 몇 번째나 그 자리 찾아보려고 돌았는데 드디어 엊그제는 그 자릴 찾아내고 말았답니다.
맨 처음 그 기억이 왜곡되지 않았음을 확인하니까 괜한 카타르시스가 채워집니다.
'어라~ 저놈이 여기에 처박혔었네.'
- 나무 굄목과 보도블록 굄돌이 있는 오르막 -
제가 그토록 못 찾았던 이유도 그 순간 깨닫습니다.
그 자리서 바로 몇 걸음 앞에 인도와 차도의 턱도 없이 매우 부드러운 오르막이 자리하고 있었거든요.
바로 앞으로 그것이 있었으니 제정신이라면 어떤 미친놈이 이렇게 턱이 높은 곳으로 펄쩍 뛰어오르려고 맘먹었겠어요?
- 나무 굄목과 보도블록 굄돌도 있지만, 부드럽고 경사가 나지막한 오르막 -
그제는 운동 나가면서 자전거 앞뒤로 바람을 빵빵하게 채웠답니다.
그러면서 아주 어렸을 때 그 자전거를 떠올렸지요.
중학교 다닐 때 말입니다.
비포장 자갈길은 너무도 험난했지요.
집에서 학교까지 십 리가 넘는 그 차도가 어느 곳 하나 멀쩡한 데가 거의 없었답니다.
딱 한군데 경사가 심한 비탈길에 황토가 많이 깔렸긴 했지만, 그 나머진 대부분이 움푹 패거나 울퉁불퉁해서 걷는 사정도 안 좋았지만, 자전거라고 해서 별다를 게 없었던 그런 길이었거든요.
그럼에도 자전거에 빵빵하게 바람 넣어서 다니면 무서울 게 없었습니다.
어지간히 패였다손 치더라도 또 어지간한 벽이라면 마치 묘기라도 하듯이 자전거가 통통 튀기도 하고 팔짝팔짝 뛰기도 했었으니까 말입니다.
자전거에 바람이 많으면 구멍 날 걱정 없기에 그렇게 맘대로 체중을 옮겨실으며 묘기(?)를 부렸던 그 시절이었습니다.
어쩌면 한 달 전 그 날도 자전거 바퀴가 빵빵했다면 최소한 그렇게도 심하게 발목이 돌아가진 않았을 거로 생각해 봅니다.
지금이라도 깨달았으니 인제는 운동 나갈 때 바퀴 꾹꾹 눌러보는 것 반드시 확인하고서 떠나야 할 것 같네요.
오늘 두 번째 글인데 여태 꼼짝도 않고 앉아 있으려니 이제는 줄줄 흘렀던 맨 처음 그때의 땀 자국은 어디로 갔는지 느낌도 없지만, 등이 자꾸만 가렵습니다.
이것 올리고는 잠깐이라도 씻을 생각입니다.
글 쓰는 쪽으로 정신이 집중되어도 더위가 한풀 꺾이는 것 같습니다.
어! 화장실 문짝 틈으로 불빛이 새 나옵니다.
얼른 쓰고 가봐야겠네요.
아까 초저녁에 켜 두고서 깜빡 잊었는지 아니면 그것 자동 센서가 뭔가에 의해서 작동했는지도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