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듣고 있니? 내 맘이 그냥 찔리거든!
↔ 친구야. 듣고 있니? 내 맘이 그냥 찔리거든! ↔
얼마 전에 텔레비전과 겸용이었던 모니터를 컴퓨터와 분리하고 대신 중고로 LCD 모니터를 따로 사들였거든요.
사실은 그 모니터 종횡비 탓에 너무도 눈이 불편했던 겁니다.
돌이켜보면 화면의 명도나 채도 밝기 등을 그때그때 때에 따라서 조절하기도 버거웠고요.
텔레비전이 분리되자 웬일인지 전보다는 텔레비전 시청하는 시간이 훨씬 길어졌습니다.
그것 모니터로 텔레비전을 볼 때면 다 좋았는데 음향이 문제가 되더라고요.
텔레비전 겸용 모니터니까 당연히 스피커도 함께 붙었겠지요.
문제는 한쪽 귀를 전혀 쓰지 못하게 된 제 몸뚱이가 모니터에서 퍼지는 음향을 나머지 귀로 얼른 받아들이지 못하는 데 있었답니다.
그래서 음량을 멀쩡한 사람이 듣기엔 귀가 따가울 정도로 크게 해야 알아먹기가 가능했다는 이야깁니다.
그렇게 며칠을 지냈는데 어느 순간에 잠시라도 그 자릴 벗어나서(화장실에 간다든지 거실에 나갈 일이 있어 거실에 있었을 때) 텔레비전에서 울리는 소리를 듣고 나면 정말이지 기가 찰 노릇이었거든요.
너무도 컸기에 말이지요.
그러잖아도 요즘 아파트 소음 문제로 마찰이 잦다는 뉴스가 빈번한데 아래 위층에서는 그 얼마나 고통스러웠겠습니까?
그래서 그제는 컴퓨터 곁에 있었던 스피커를 떼서 텔레비전의 스피커와 연결해 버렸답니다.
그리곤 제 귀 중에서 멀쩡한 놈 근처에 그걸 두는 겁니다.
그러면 집안이 떠날 것 같은 그 엄청난 굉음이 아닐지라도 들을 수 있는 거였거든요.
텔레비전의 스피커는 그렇게 해결했는데 인제 남은 건 컴퓨터에도 스피커가 필요했던 것이지요.
어젯밤에는 오늘 마을을 한 바퀴 둘러볼 요량으로 스피커 가격대나 먼저 익혀둘 심산이었답니다.
제 컴퓨터에는 '돈'과 연관해서 따로 폴더(사이버 경제)를 두고 그 사이트로 바로 가는 링크를 모아둔 '즐겨 찾기' 폴더가 있습니다.
어떤 곳은 아파트 관리비나 건강보험료와 관계됐기에 매달 몇 번씩 들리는 사이트가 있는가 하면 등록만 해 뒀지 여태 한 번도 들리지 못한 사이트도 있는 그런 폴더이지요.
특이한 점은 그곳에는 제 친구놈이 분양받아서 운영하는 쇼핑몰 사이트도 들었습니다.
말이 친구지 생전 그곳에서 갈아주지도 못하는 처지라서 녀석한테 미안하기도 짝이 없습니다.
오늘 이야기는 이 친구한테 미안한 생각이 들기에 이 글이 써지게 된 것입니다.
아무튼, 애초의 목적대로 녀석의 쇼핑몰에도 그것이 있을지 모르기에 일단 뒤져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제 몸에 딱 어울리는 스피커(싱글 형)가 보이지 않겠습니까?
가격도 이미 짐작했던 대로 적당한 가격입니다.
친구놈 쇼핑몰에선 나중에 다시 찾으려면 어려울 테니까 일단 찜을 해두고서 다른 쇼핑몰에선 얼마나 하는지 다른 곳에도 들러보기로 맘먹었지요.
그랬더니 다른 곳에서는 친구놈 가게(12,400원)보다 무려 4,200원이나 싼 8,200원에 그 상품을 팔고 있는 겁니다.
'사천이백 원의 차이…'
애초엔 살 생각도 없었고 가격대나 확인한 뒤 동네를 돌면서 비슷한 제품이 보이거든 사들일 생각이었는데 제가 짐작했던 것보다 훨씬 낮은 가격이 보이자 제 눈이 빙글빙글 돌아버리네요.
곧바로 주문하려고 했는데 거래 은행 사이트의 영업시간과 맞지 않아 결국은 자정을 넘기고도 한참을 지나서야 주문에 성공했답니다.
주문을 마치자 이번엔 아까 찜을 해두었던 친구놈 쇼핑몰에서 그것 삭제하려니까 계획에도 없이 '의리'를 저버린 것 같았습니다.
그러니 녀석한테 미안해집니다.
친구야~ 미안하다. 용서해주렴.
그건 그렇고 전번에 너 인천에 들렀다 갔었니?
너도 그렇고 한 놈도 안 보이기에 내가 그때 어리벙벙해지더라.
그 이야긴 나중에 해도 되겠고 잘 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