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너무도 오래간만에 만났는데 이렇게 헤어지게 되다니 자네가 섭섭하겠는걸…
‡ 우리 너무도 오래간만에 만났는데 이렇게 헤어지게 되다니 자네가 섭섭하겠는걸… ‡
좀 전에 어느 분에게서 휴대폰으로 전화가 왔지요.
울리는 휴대폰에 모르는 전화번호가 떴기에 스팸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서 대충 받았답니다.
상대방은 제가 전화를 받자마자 대뜸 말을 놓으면서 뭐라고 그러더군요.
저도 처음엔 '하시오. 체'로 시작했다가 그 즉시 '해라. 체'가 되었답니다.
그런데 가만히 주고받다 보니 예전의 오랜 시간 함께 지냈던 아는 분인 거 있죠?
'이크 이런 실례가 어디 또 있나!!!'
그 진위를 확인하고서 이런저런 신변잡기를 주고받다가 인사 나누고 끝냈답니다.
시발은 거기에서 시작했기에 거두절미하고 그것부터 쓰고서 들어갑니다.
다시는 그런 엄청난 실례를 범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에 무엇보다 서둘렀던 것이 연락처를 제 휴대폰과 윈도 주소록에 기록하는 일이 남았었지요.
그래서 먼저는 휴대폰에 그 이름과 번호를 저장하고서 다음으로 컴퓨터에서 저장되었는 주소록을 꺼내 들었거든요.
'새 주소록'으로 그분의 신상을 집어넣지요.
그러면서 주소록을 쭉 훑어내리는데 그중엔 특이하게도 '프리챌'이라는 주소도 들었습니다.
'이게 뭐야! 뭐 이런 주소가 여기에 들어 있을까?'
대략 십여 년 전에 잠깐 있었던 이야긴데요.
우리 마을에 '방송통신대학교'라는 학교가 있기에 무슨 일로 잠시 다니게 되었습니다.
난생처음 대학물(?)이란 걸 먹어봤던 시절이었겠네요.
'동아리'라는 이름도 '공부 소모임'이라는 것도 당연히 그때 처음으로 알았겠지요.
저는 컴퓨터와 관련한 무슨 학과에 있었기에 들어간 소모임도 그에 걸맞은 곳에 들어갔었답니다.
그 시절 학생들이 주고받았던 학습 공유 사이트가 바로 프리챌인 걸로 기억하는데 그 당시 프리챌이라는 것이 아마도 채팅사이트가 아니었는지 싶네요.
또 MSN의 핫메일로도 학습과제를 공유했던 걸로도 기억합니다.
그 시절이 짧았고 또 하나는 제 기억이 불분명해서 확신할 순 없지만, 제가 주소록 탓에 들어와 본 현재의 프리챌 모습은 분명히 아니었답니다.
너무도 오랜만에 프리챌을 만났는데 만나자마자 헤어지자고 선언하려니 제 맘도 썩 내키진 않지만, 인연이 닿지 않은데 어쩌겠어요?
'프리챌 / 만나서 즐거웠습니다. / 그럼 잘 있어요!!!'
어이구. 천지가 게임뿐이고 다른 건 아무것도 안 보이네.
7일이고 나발이고 인제 이 동네에서 나갈 거야!
응. 그래 탈퇴하겠다!
너 혼자서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다 알아서 하고 놀아라!!!
응. 그래. 탈퇴하니까 정말로 죽이 되는군. 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