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야! 어째서 형님 홈피만 꼼짝도 않는 거지?
‡ 뭐야! 어째서 형님 홈피만 꼼짝도 않는 거지? ‡
제 이름으로 등록한 홈페이지 말고도 지난날 가까이 지냈던 형님 되는 분이 있어 요사인 그분의 홈피도 제 것처럼 보살피지요.
사이트 열댓 개를 몽땅 열어두었었는데 너무나도 졸음이 쏟아지네요.
어찌나 잠이 오던지 미치겠더라고요.
일어나서(컴퓨터 책상에서) 찬물도 들이켜보고 방안을 어슬렁거리다가 제가 매우 좋아하는 바둑게임을 떠올리고선 잽싸게 바둑을 뒀답니다.
다섯 번째 판을 두는 중인데 두 판은 져버리고 두 판은 이겼었거든요.
앞서 네 판은 네 판을 모두 제가 흑을 잡고서 두었는데 그 첫수를 네 모퉁이 상하좌우 각각에 놓으면서 그 승부 조건을 실험하는 판이었답니다.
이제 다섯 번째 판부터는 상대(컴퓨터)가 그 첫수를 어디에 두던지 상관치 않고 저는 백을 잡고 둘 요량으로 그 첫 번째 판이 진행 중이었지요.
이 백수를 막 넘어설 즈음에 컴퓨터에서 직전 시보 음이 울렸답니다.
이윽고 그로부터 정확히 3분이 지나자 '지금 시각은 다섯 시입니다~' 그랬었지요.
곧 여섯 시 시보 음이 들리겠네요.
다섯 시 오십칠 분 시보 음이 방금 났었으니까 말이에요.
제 컴퓨터의 바탕화면에 걸린 알람시계에서 내보내는 소리이지요.
그건 그렇고 아까 그것 알람시계가 다섯 시를 알려오자 저는 두던 바둑을 뒤로 밀치고서 열렸던 사이트를 일일이 '새로 고치는 버튼(이 강산에 살리라! 등)'을 눌러서 그 시각 홈피 방문자 수를 점검해 갔었답니다.
어떤 곳은 열 명이 늘었고 또 다른 곳은 스무 명도 넘게 더 찾은 것을 보면서 뿌듯해지더라고요.
오늘이 토요일(주말)인데도 제 사이트를 찾는 분이 계셨다는 걸 생각하면 무척 뿌듯하고 흐뭇하답니다.
그러던 중 점검할 사이트 만으로만 치면 가장 마지막에 놓인 그분 사이트에서 그걸 눌렀는데 꼼짝도 않는 거 있죠?
여러 사이트를 취급하다 보니까 유별나게 접속 시간이 긴 호스트가 있기는 하지만 제아무리 늦어진다 하더라도 십여 초를 넘기진 않았었거든요.
물론 지금은 탈퇴해 버린 그 옛날의 '컴내꺼' 홈피를 빼놓곤 말입니다.
이십여 초 가량이나 기다렸어도 브라우저가 제 노릇을 못할 성 부리더라고요, 해서 제로보드에서 빠져나와 그 상위 페이지인 형님의 사이트 주소를 눌렀답니다.
그랬더니 정말 가관이네요.
- Internet Explorer에서 웹 페이지를 표시할 수 없습니다. -
그래서 형님의 홈페이지가 입주한 호스트인 파란의 비즈프리에 들러서 확인해 보기로 작정했지요.
거길 찾긴 찾았는데 형님의 아이디는 기억하고 있었지만, 비번이 떠오르지 않아 무척 애를 먹었지요.
이것도 넣어보고 저것도 넣어보고 이것저것을 짜깁기하고 온갖 상상력을 다 동원해서 마침내 비번을 찾았답니다.
비번 빨리 못 찾으면 정말 난감하고 곤란한 상황을 맞이하곤 했으니까 처음엔 그저 막막했었는데 찾고 나니까 그땐 또 뭐라고 형용할 수도 환희가 불어닥치더라고요.
어쨌든 로그인을 했으니까 형님 계정 관리로 들어갔지요.
무료계정은 보통 6개월마다 연장신청을 해서 그 생명을 유지하는데 형님 것은 어떻게 된 노릇인지 7개월도 더 남았습니다.
그것 연장하면서 에러가 나서 갑자기 540여 일이 됐을 때 제 기분은 그냥 좋아서 찢어지더라고요. 흐흐~
그러곤 거기서 형님의 사이트주소를 눌렀더니 이게 웬걸 멀쩡하게 열려버리지 않겠어요.
그것참 귀신이 곡할 노릇입니다.
형님 홈피의 대문엔 플래시 괘종시계가 걸렸습니다.
얼마 전에 '공짜맨의 초보 태그'라는 카페에서 제가 얻어온 것인데 그것 시계 위쪽으로 밀리 초까지 나오는 디지털 시계를 덧붙여 버렸거든요.
실은 여기서 곤란에 빠졌던 거였거든요.
저기 가운데 태극기(이 강산에 살리라!)를 누르면 페이지가 새로 고쳐지게끔 짰던 제로보드인데 저것 눌렀는데도 그땐 아무런 반응도 없었답니다.
그러고 보면 형님 사이트 방문자 수가 제 홈피 방문자 수보다 훨씬 많을 때가 잦습니다.
그 차이가 너무도 심할 때면 질투가 나기도 했지만, 제가 좋아서 했던 일이기에 조금만 들여다봐도 금세 흐뭇해지곤 한답니다.
http://bjh5427.hosting.paran.com/
2월도 벌써 이틀째나 되었네요.
이달에 들어 곧 옛벗들과 만남이 있을 예정인데 그들과 나누다 보면
형님 이야기도 흘러나올 것입니다.
형님께서도 언제 한 번 문자를 주셨더라고요.
2월 중에 한 번 보자고 말입니다.
무슨 이야기로 그 만남이 꾸며질지 저로선 아무것도 단정 지을 순 없어도
모두가 더 나은 방향으로 흘러가려는 그 선순환의 길에
저도 덩달아 나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를 상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