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쩌면 이것이 올 들어 마지막 운동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
◐ 어쩌면 이것이 올 들어 마지막 운동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
지난 24일엔 갑자기 운동 좀 해야겠다는 맘이 생겨 자전거를 끌고 나갔었지요.
운동이라고 해봐야 자전거를 타고 겨우 동네를 한 바퀴 돈다거나 살짝 여유가 생기면 몇 킬로가 떨어진 공단에 친구 가게에 다녀오는 것이 전부겠지만, 아무튼 자전거를 끌고 나갔답니다.
오후 늦은 시간에다 금세 어두워지겠고 날도 추울 것 같기에 두툼하게 차려입고 나섰답니다.
그날은 특별히 자전거 핸들에 거는 안전 가방 대신 상당 기간을 쓰지 않았던 멜빵가방으로 바꿔서 둘러맸었지요.
당연히 휴대전화기와 볼펜(메모장)도 챙겨서 출발했었거든요.
밖으로 나오니까 예상대로 날씨는 썰렁했지만, 두툼한 외투 덕인지 무척 상쾌하더라고요.
지금 사진 편집하면서 알았는데 이마에 핏자국이 선명하게 남았네요.
제 몸이 몸의 무게 중심을 잡는데 매우 취약하답니다.
그런 탓에 넘어지거나 무언가에 부딪히는 일이 일상이다시피 하거든요.
아무것도 없는 난장에서 지상 십 미터, 이십 미터 철골 기둥 세워놓고 그 위를 걸어 다니면서 볼트 채우고 철골에 용접도 하여 프레임 짱짱하게 기초작업 했었던 때가 제 이력에 들었다는 사실이 돌이켜보면 저 자신도 놀랍고 신기합니다.
집 밖으로 나와서 큰길에 들어서면서 박은 사진입니다.
사오 년쯤 됐을까요?
아주 예쁘고 귀여운 여인이 우리 집을 들락거렸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나이가 많고 건강이 안 좋았던 어머님의 병 수발차 그러니까 '노인요양보호사' 자격 정도가 아니었을까 짐작되는데 그분이 어머님을 보필해 주셨거든요.
그런데 이명박 정부로 바뀌면서 요건이 강화되어 그분도 다른 분도 오질 않았답니다.
그분이 들락거리던 어느 날에 생긴 일입니다.
평소처럼 컴퓨터에 앉아서 무언가에 골몰하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인기척이 느껴져 돌아봤더니 그분이 저를 가리키면서 어린아이처럼 좋아라고 팔딱팔딱 뛰지 않겠어요.
'딱 걸렸어!!!'
그분이 그 짧은 순간에 내뱉었던 한마디가 바로 그 소리였었지요.
천진난만하고 맑고 깨끗한 목소리에 영혼마저도 순해 보였던 그분!
그 젊은 새댁이 아프지 않고 어디에선가 잘살고 있을지 궁금합니다.
그것이 사진이랑 무슨 상관이냐고요?
흠…
제 뒤쪽으로 아파트들 많이 보이지요?
그때 당시에는 이곳 대부분이 논밭이었고 여기 제 선 자리가 시내버스 종점이었거든요.
지금은 훨씬 더 깊이 들어간 '첨단종점'이라는 시내버스 종점이 그 당시엔 이곳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밤이 오면 이고 도로 주변에 포장마차들이 몇 개가 들어섰는데 제가 가장 아꼈던(?) 포장마차 이름이 바로 '딱 걸렸어!!!'였었거든요.
지금은 엄청나게 도로가 넓어졌고 주위는 온통 아파트로 둘렀으니까 그 당시의 포장마차를 상상하기란 매우 어렵겠네요.
마침내 친구가 운영하는 '패밀리마트'에서 'CU'로 바뀐 공단의 그 마트에 들어섰네요.
두꺼운 옷 덕분인지 몹시 덥더라고요.
들어서자마자 부랴부랴 냉장고에서 생전 잘 먹지도 않는 얼음과자를 하나 꺼내 들었네요.
가게인 친구놈도 없고 실은 친구놈보다 더 많이 보고 싶은 녀석의 마나님도 안 계시고 녀석의 큰 아들놈이 보고 있더라고요.
뭐라도 먹을 거면 사준대도 녀석이 배부르다며 싫다고 그럽니다.
녀석이 기특해 보여 뭐라도 남겨주고 싶었는데 오히려 사진만 박아달라고 그런 것 같습니다.
어두워지면 돌아오기가 무척 어려우니까 가게를 나섰답니다.
먹고 있던 얼음과자를 웃통 주머니에 넣고서 말이지요.
얼마쯤 달리는데 문득 주머니 속 그것이 걱정되더라고요.
'녹아버리면 과자 못 먹지, 빨기도 어려운 옷도 버리잖아!!!'
그래서 세워놓고 먹기로 맘먹습니다.
갓 여섯 시를 넘었는데도 사방은 깜깜하고 달빛만 고즈넉하네요.
물론 제 뒤쪽으로 차들이 달리는 도로는 다른 세상이지만 말입니다.
드디어 집 앞에 다 와 갑니다.
여기서 1킬로 안쪽으로 우리 집이 나올 거거든요.
집에 들어와선 야단을 된통 맞았답니다.
이렇게 밤이 늦었는데 어디를 그렇게 싸돌아다니느냐?
사고라도 나면 어쩌려고!!!
물론 집 나설 때 어머님 보시라고 '운동 나간다는 메모'를 남겨두고서 나갔지만, 어머님께서는 사방이 어두우니까 그게 더 불안하셨나 봅니다.
'죄송합니다. 어머니~ 다음부터는 낮에 주로 운동 다닐게요.'